춘추시대 송나라에 사성(司城) 벼슬의 자한(子罕)에게 누가 옥(玉)을 가져왔다.

자한이 한사코 받지 않았다.

그는 물러나지 않고 “이 옥을 전문가에게 보였더니 진짜 보물이라고 합니다.

귀한만큼 값비싼 것이니 부디 받아주십시오”라며 간청했다.

자한이 말했다.

“나는 불탐(不貪:탐내지 않는 것)을 보물로 여기고,그대는 옥을 보물로 여기니 만약 내가 그걸 받으면 우리 둘 다 보물을 잃게 되는 것이오. 어찌우리 둘 다 보물을 잃고자 하는 것이오? 사람마다 각자 보물을 지니고 살면 되는 것을.”그는 부끄러움과 함께 깊은 깨달음을 얻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옛 중국 초학자들의 교양서인 몽구(蒙求)에 나오는 일화다.

“아이불탐위보(我以不貪爲寶=나는 욕심내지 않는 마음을보물로 여긴다)” 이 얼마나 훌륭한 자기 인식인가.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어도 진정 닮고 싶은 인격이 아닌가. 물론 물과 공기마저도 사먹어야 하는 시장중심 자본주의체제에서의 철저한 자기이익추구시대에는 걸맞지 않은 가치관일수 있겠지만,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인간의 탐심, 그속성을 감안할 때 인생살이의 훌륭한 본보기임에는 틀림없지 않나싶다.

어쨌든 자한 같은 사람이 그리운 건 사실이다.

그리고 그 같은 사람이 우리의 지도자가 되거나우리살림을 맡아줬으면 하는 바람 또한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질 못하다.

오늘 투표하는 이번 총선에 나선 면면들을 살펴보면 자한 같은 사람을찾기 쉽지 않다.

출세욕도 결국은 탐심의 발로일진대, 거의출세욕에 사로잡힌 사람들뿐인 것 같아 씁쓸할 따름이다.

물론 게 중에는 진심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의로운 사람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출세와 영광을 위해 이번 총선에 뛰어든 사람이 대부분이라고보여지는데 어찌 씁쓸하지 않겠는가.더욱이 당선에 혈안이 돼 온갖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날뛰는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니 씁쓸함을 넘어 고통까지 느껴진다.

아무튼 자한 같은 사람이 그립다.

하긴, 자한 같은 인격이면 자기를 내세우며 죽기살기 식의 이런 선거판에 애시당초 뛰어들지 않았을 테지만, 우리살림살이를 대신 맡아주고 감시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의 참일군들을 뽑아야 하는 이번 총선의 중요성을 감안할때, 그래도 기준은 있어야 되지 않나싶어 생각 끝에 자한의 인격을 들고 나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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