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고 자막으로 올라가는 마지막의 이 글귀를 보며 한 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내 뇌리를 지나가는 단어들을 보았지요. 진실, 생각, 사회적 정의, 개인적믿음, 개개인의 삶의 지향성 등등 그런 것들이었지요.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라는 국제영화제에맞추어 개봉된 영화입니다.

일본영화로 ‘쉘위 댄스’의 감독 수오마사유키의 작품으로 ‘쉘 위 댄스’이후10년 만에 내 놓은 작품입니다.

줄거리인즉 지하철에서 치한으로 오해 받은 청년을 통해 사법 제도 등을 파해 친 사회영화이지요. 주인공 ‘카네오 텟베이’가 회사 면접을 보기 위해 지하철을탔다가 치한으로 오인 받고 결백을 주장하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줄거리는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여러각도에서 심도 있게 잡아 낸 구성력이 아주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올라오는 구절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죄 없는 자, 벌하지 말지어다”였지요. 또재판은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무죄냐 유죄냐를 심판할 뿐이라는 말은 어떤지요. 또한 주인공 ‘텟베이’가 마지막 선고에서 독백하는 “그래도나는 하지 않았다.

너는 나를 심판하지만 나는 지금 너를 심판한다.

나를심판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나는 결백하다” 등도 빼놓을 수 없더군요. 여기에서 피고인이 된 주인공과 피해자인 여고생 그리고 검찰측인재판관, 텟베이의 사건을 맡는 변호사, 첫 사건을 맞는 역무원, 텟베이의결백을 유일하게 증언해 줄 수 있는 지하철 안에서의 동승자, 텟베이의친구 등등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입장이라는 주관성과 생각이라는 무모한 오류에 대해, 객관성에대해, 개개인의 삶의 지향성 등을 엿보았지요. 그래요. 삶이라는 것이 자신의 입장에서 당연히 주관적일 수 있지요. 하지만어떤 사건에 대해서만큼은 얼마나 객관적일 수 있는가는 참 어렵습니다.

나아가 양심적인 것과 진지한 삶의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수사관의 일방적인 태도에서도 보았지만 두 명의 재판관 태도도 생각해볼 만했어요.하나는 진지한 태도로 소수의 가능성일지라도 무죄를 유죄로 입증하면 안된다라는 진지한삶의 지향성이었고요. 나중에 교체된 재판관은 그야말로 사건을 사건으로만 대했지요. ‘생각’도 중요해요. 주인공이 처음 사건을 대할때 소극적인 태도를 발생시키는 생각 말예요. 본인이 안했으니까 당연하다고 여겼을 안했다는 ‘생각’말이에요. 그러나 주인공 생각과 달리 사건은 그야말로 사건으로 흘러가고유죄가 돼버리지요. 이런 문제는 꼭 법정이 아니더라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이지요. 사람들은누군가에 대해 수 없이 판단하고 심판한다는 것이지요. 그 판단과 심판이 얼마나 무지한 오류를 낳을 수있는지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답니다.

진실과 생각은 다른 법이지요. 그래요. 진실은 진실일 뿐이지요. 스스로 지어낸 작위적인 생각들을 걷어내고진실에 다가간다는 것 참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사회적인 정의는 어떤지요. 어쨌거나 중요한 부분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라는 것이군요. 문득 소크라테스가 떠오릅니다.

목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요. 비열하지만 오래 사는 것이 과연 진정한 목숨일까요?  <이은송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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