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나 주말을 맞아 집에 다녀 올 때면 어머니는 집안일로 바쁜 와중에도 만사 제쳐놓고 막내가 탄 기차가 모습을 감출 때까지 고향역에서 손을 흔들어 주시던 어머님. . . 과분한 보살핌에 대한 도리로 막연하게나마 한자리 하고픈 마음을 가지고 되었고 어머니도 이심전심으로 응원을 하셨을거라고 . . . 그러나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아 한자리하기가 그렇게 쉽지않다는 것은 군대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차츰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한자리가 아니라 주어진 자리에서도최선을 다하면 사회에 조금이나마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후회없이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린시절의 정정하시던 어머니는 요즘 들어 기력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그런 나의 마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릴 때 세심하게 챙겨주시던 그 마음으로 지금도 출근길에 앞장서서 엄호를하신다.
현관에서 조심하라는 간곡한 말씀에 이어 엘리베이터 앞에까지 나와 손을 흔들어 주시고 그것도모자라 현관앞까지 내려와 배웅을 한다.
아들이 자전거를타고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 갈 때까지 양팔을 크게 휘저으며 나의 앞길을 상쾌하게 열어주신다.
눈비 올때 안전운행을 위해 힘차게 움직이는 승용차의 와이퍼 마냥 유난히도 빨간 옷을 입으시고 선명하게도 . . .황금만능주의가 가치척도의 최고인양 하는 시대에 스스로 변변치 못함을 알고 자세를 낮춘 지 오래되었건만 세상물정모르시는 어머니는 막내아들이 지금 한자리쯤 하고 있는 걸로 잘못 알고 계시지는 않는지? . . 어려서는어려서대로 오십줄이 넘어선 지금까지도 사랑의 응원을멈추지 않으시는 어머니 . . .둔탁한 재주는 차치하더라도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은 어떤 그림으로도 어떤 소리로도 그려 낼 수가 없습니다.
가냘프게나마 어머님! . . 그저 속으로만 되뇌이곤 합니다.
/전주보훈지청 보상팀장 오 창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