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집 나이로 올해 여든아홉이다 농촌에서 태어나 4형제중 막내로 귀여움을 받고 자란 나는 중학교를 마치고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여건이 아니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뒷바라지로 도시에 까지 나와 하숙을 하며 다녔다.

방학이나 주말을 맞아 집에 다녀 올 때면 어머니는 집안일로 바쁜 와중에도 만사 제쳐놓고 막내가 탄 기차가 모습을 감출 때까지 고향역에서 손을 흔들어 주시던 어머님. . . 과분한 보살핌에 대한 도리로 막연하게나마 한자리 하고픈 마음을 가지고 되었고 어머니도 이심전심으로 응원을 하셨을거라고 . . . 그러나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아 한자리하기가 그렇게 쉽지않다는 것은 군대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차츰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한자리가 아니라 주어진 자리에서도최선을 다하면 사회에 조금이나마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후회없이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린시절의 정정하시던 어머니는 요즘 들어 기력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그런 나의 마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릴 때 세심하게 챙겨주시던 그 마음으로 지금도 출근길에 앞장서서 엄호를하신다.

현관에서 조심하라는 간곡한 말씀에 이어 엘리베이터 앞에까지 나와 손을 흔들어 주시고 그것도모자라 현관앞까지 내려와 배웅을 한다.

아들이 자전거를타고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 갈 때까지 양팔을 크게 휘저으며 나의 앞길을 상쾌하게 열어주신다.

눈비 올때 안전운행을 위해 힘차게 움직이는 승용차의 와이퍼 마냥 유난히도 빨간 옷을 입으시고 선명하게도 . . .황금만능주의가 가치척도의 최고인양 하는 시대에 스스로 변변치 못함을 알고 자세를 낮춘 지 오래되었건만 세상물정모르시는 어머니는 막내아들이 지금 한자리쯤 하고 있는 걸로 잘못 알고 계시지는 않는지? . . 어려서는어려서대로 오십줄이 넘어선 지금까지도 사랑의 응원을멈추지 않으시는 어머니 . . .둔탁한 재주는 차치하더라도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은 어떤 그림으로도 어떤 소리로도 그려 낼 수가 없습니다.

가냘프게나마 어머님! . . 그저 속으로만 되뇌이곤 합니다.

/전주보훈지청 보상팀장 오 창 수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