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야당으로 바뀐 통합민주당이 이달 하순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고, 이어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한다.

여당에서 야당의 위치로 변한 만큼 차기 민주당 지도부의 과제는 중차대하다.

최근 정가의 주요 관심사는 차기 지도부 선출과 관련, 전북 출신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함께 당선될 것이냐는 부분이다.

당 일각에선 정당의 핵심 투톱인 대표-원내대표를 전북 출신이 모두 차지할 경우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반면 한쪽에선 능력껏 적임자를 선출하면 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도내 출신 정치인은 지난 97년 정권교체 이후 당권과 원내대표직을 자주 맡아 일해 왔다.

김대중(DJ) 정부가 본격 출범한 97년부터 지난 10년간 전북 출신 상당수가 대표나 당 의장을 차지한 게 사실이다.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에 이르기까지 집권 여당에선 조세형 총재권한대행, 김원기 전 국회의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신기남 의원, 정세균 의원 등 무려 5명이 실질적인 대표로 활약했다.

대표에 이어 정당의 제 2인자로 꼽히는 원내대표(과거 원내총무) 자리에도 정균환 전 원내총무, 장영달 의원 등이 활동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시절에는 정세균 의장-장영달 원내대표 체제가 가동돼 ‘전북정치 르네상스’를 열기도 했다.

이 당시에는 강봉균 의원도 열린우리당 탈당 후 창당된 중도통합민주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냈다.

이렇게 보면 지난 10년간 도내 출신 인사 8~9명이 대표와 원내대표로 일한 셈이다.

국회 의석 11명을 감안하면 전북 정치인들의 역량이 단연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실적’이 있기 때문인지 정가는 이번 선거 결과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전북이 모두 가져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15일 현재, 원내대표 경선에는 이강래 의원(남원순창)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가운데 강봉균 의원(군산)도 출마 권유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7월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는 정세균 의원(진안무주장수임실)의 출마가 확정적이다.

당 안팎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원내대표 경선과 대표 경선 모두 도내 출신이 높은 경쟁력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세균-장영달 체제 이후 또 한번 전북 대표-원내대표의 투톱 가능성이 회자되는 이유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역당 이미지의 고착화가 변수로 떠오른다.

전북 출신이 대표와 원내대표를 전부 차지하면 통합민주당=호남당, 특히 전북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내 출신 입지자들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가 전북 투톱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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