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식량위기가 1990년대 중반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한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최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 8월 두 차례 홍수피해로 곡물생산량이 크게 줄어 외부 지원이 없으면 7월 이후에는 식량부족현상이 위험수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북한의 쌀ㆍ옥수수ㆍ감자 등 곡물 생산량은 300만~400만t에 그쳐 연간 곡물 수요량 650만t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식량 배급량을 평소보다 20% 정도 줄인 최소수요량 520만t을 기준으로 해도 120만t 이상 부족한 상황이다.

  북한은 경제사정이 나쁜데다 국제곡물가 까지 폭등해 식량 사들이기가 여의치 않은 가운데 지난 1~3월 중국으로부터 쌀ㆍ옥수수ㆍ밀가루 등을 7만3천t 수입했고 이와 별도로 중국에 식량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 50만t을 세계식량계획(WFP) 등을 통해 간접 지원키로 결정했지만 북한에 도착하기 까지는 빨라야  2~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여름나기에는 상당한 고통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대북식량 지원은 2년 반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그동안 식량지원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배분 모니터링’ 문제에 북한이 유연한 입장을 보여 예상보다 수월하게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감사의 뜻까지 비쳤다.

남한도 북한의 선지원요청 후 지원재개 방침을 여건이 갖춰지면 지원키로 다소 유연하게 조정했다.

  문제는 올해는 외부지원으로 근근이 버틸 수 있겠지만 내년에도 사정악화가 뻔하다는 데 있다.

현재의 허술하기 짝이 없는 북한의 농업기반으로는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어 사정악화가 불가피하다.

  사정이 급박해서인지 북한 당국의 식량난 해소 외교는 전에 비해 훨씬 적극적이다.

그런데도 남한에 대해서만은 유독 자발적 처분을 기대하고 있다.

식량위기 해소가 통미봉남(通美封南)으로는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북한은 깨달아야 한다.

/전북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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