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주시장
 최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등장한 광고가 화제였다.

아무것도 없는 백사장 사진과 지도만 들고 배를 주문해주면 그 증명서로 영국에서 돈을 빌린 뒤 조선소를 지어 배를 만들어주겠다고 선주들을 설득하고 다니던 시절을 회상하는 정 회장의 육성이 담긴 광고이다.

이 광고가 방영된 후 많은 사람들이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는 호평을 했다.

고(故) 정주영 회장의 ‘도전정신’과 관련된 예화는 많다.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그의 발언에 현대 직원들은 혹시 정회장의 심신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러나 남북교류협력의 분위기를 타고 정주영 회장은 실제로 소떼를 몰고 방북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행보는 전 세계에 그대로 생중계되었으며 그의 기업은 쉽게 대북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의 도전 사례들을 살펴보면, 일반인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발상으로 그 일을 성공해낸 경우가 많다.

즉, 어떤 것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서는 작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그 작은 변화가 큰 성공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요즘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바로 ‘혁신’과 ‘상상’이라는 단어이다.

처음 이 말이 공직 사회에 도입되었을 때 많은 공무원들이 당황해하던 기억이 난다.

무엇을 새롭게 하라는 것인지 무슨 일을 하자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반응들도 있었다.

그러나 생전에 고 정회장이 보여줬던 성공사례처럼 ‘혁신과 상상의 힘’을 통한 여러 가지 사례들을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 창조하고 체험하면서 전주시 공무원들은 이제 스스로 혁신과 상상의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부서와 직급을 넘어 관심분야가 같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시정현안과제를 검토하고 현장에 나가 직접 민원을 해결하는 모습은 이제 자연스럽고 평범한 풍경이 되었다.

또 천년전주의 멋진 미래를 만들기 위한 좋은 생각들을 발굴하는 상상 아이디어 콘테스트는 전주시정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냈다.

‘한옥마을 내 실개천 조성사업’, ‘시․구청 민원실 갤러리 조성’, ‘주민등록증을 비롯한 민원서류 택배 교부’ 등 우수 아이디어는 모두 전주시 공무원들의 상상력과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러한 혁신과 상상의 힘은 전주시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게 했다.

전주시는 2005년 행정자치부 장관상, 2006년 국무총리상에 이어 2007년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3년 연속 행정혁신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제 ‘상상을 통한 혁신’이 생활이 된 우리시 공무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올해도 빛을 발하고 있다.

3월 한 달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정발전을 위한 상상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 모두 309편의 제안이 접수되었고 3단계에 걸친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2008년 제 1차 상상아이디어를 선정하였다.

최우수작인 ‘가로등 관리번호 도로명과 일치화’는 가로등 및 보안등에 새주소 도로명의 연번을 부여하고 표지판을 부착하여 가로등으로 생기는 시민들의 불편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현장에 대한 관찰력이 돋보인 행정혁신 방안이었다.

우수작인 ‘전통문화체험 할인쿠폰제’는 한옥마을에서 전통공예품을 구입하고 음식점을 이용할 경우,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아이디어로 관광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해내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한 아이디어였다.

이 밖에도 행정을 좀 더 편리하게, 전주시민들의 삶을 여유롭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와 행정혁신을 위한 상상력이 가져다주는 변화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혁신(革新)’. 원래 ‘혁신’이라는 단어는 소나 말의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처음에 벗겨냈을 때는 별반 쓸모없었던 생가죽을 잘 다듬고 무두질해서 부드럽게 만들고 유용하게 만드는 과정을 일컬어 ‘혁신’이라고 하는 것이다.

즉, 혁신은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가죽을 얻기 위해 끊임없는 손길로 다듬고 매만져야 하는 과정을 이르는 것이다.

 나는 전주시와 전주시민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부드럽게 그리고 유용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전주시가 추구하고 있는 혁신행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되었다고 바꾸는 것만이 혁신이 아니라 잘 가고 있다면 조금 더 편안하게 그 길을 닦는 것 또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작은 생각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끊임없이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은 시민에게 편안한 삶을 제공하는 첩경이 될 것이라 믿는다.

더 큰 미래를 열어가는 천년전주를 만들기 위해 우리 전주시 공무원이 늘 전주와 시민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고 항상 현장에서 땀 흘리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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