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 문창섭 신임 회장은 21일 남북 당국이 공단 개발을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기업환경 개선에 노력해 달라고 최근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문 회장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서 남북측 인사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남북한 당국은 개성공단 사업을 시작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했던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 당국은) 민족사업을 조속히 성공시키고 평화도 정착시켜 나간다는 차원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협의를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또 "중국과 베트남,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경쟁기업들 보다 앞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도 정치 논리에 의해 사업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런 현실은 북측 근로자와 우리 기업들을 경쟁국 기업과의 경제 전쟁터에 대표선수로 출전시켜 놓고 당국은 발목을 잡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남북관계를 염두에 둔 듯 "역사를 돌이켜 보면 우리 민족끼리의 대립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하고, 우리가 이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이어 문 회장은 취임식 후 기자 간담회에서 작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개성공단 '3통(통신.통관.통행) 해결'이 지연되고 있는데 아쉬움을 표하면서 "다 한꺼번에 할 수 없다면 통행만이라도 우선 지금보다 자유롭게 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현재 남북 당국간의 긴장관계가 공단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상황을 모르는 바이어들이 믿고 주문을 할 수가 없고, 금융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생기며, 공단에 들어오려는 기업들도 망설이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 3월말 북한이 개성 남북경협사무소의 남측 당국자 11명을 추방한 것이 공단 업무와는 무관함에도 외부에서는 기업활동에 큰 어려움이 생긴 것으로 오해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을 소개했다.

건강 기능성 신발 생산업체인 삼덕통상의 대표로 있는 문 회장은 개성 현지 법인 '삼덕 스타필드'를 운영하면서 현재 북측 근로자 24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