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헤아려보는 역할극 열려피고인들의 법정에 선 심정을 헤아리고 이에 따른 인권 개선 재판을 고려하기 위한 현직 판사들의 가상 역할극이 열린다.

전주지법 법정커뮤니티 연구회에 따르면 다음달 9일 전주지법 형사5단독 박선영 판사와 제2형사부 김대현 판사 등이 참여해 판사가 직접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보는 역할극을 벌인다.

전국 일선 법원에서 판사들이 직접 역할극에 참여해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날 열리는 역할극은 민사와 형사로 나뉘어 각각 전주지법 1호와 2호 법정에서 진행되며 역할극을 마친 후 서로가 맡은 역할에 대한 심경 토론 등 자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가상 역할극 주제는 전주시내 한 모텔에서 2차례에 걸쳐 히로뽕을 투약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심리 공판으로 진행된다.

판사들은 재판장과 검사, 피고인, 증인인 마약수사 업무 담당 경찰관과 다방 종업원 등으로 각각 역할을 나눠 마약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피고인에 대한 공판을 진행, 변론을 종결하고 즉일 선고하게 된다.

민사 역할극도 약속어음금 및 약정금 청구 소송에 대해 재판장과 배석판사, 원고와 원고 소송 대리인, 피고와 피고 소송 대리인, 증인 등으로 역할을 나눠 증인 신문 등을 한 뒤 조정을 시도하거나 다음 공판에서 선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상연 공보판사는 “법정에서 선고만 내리던 판사들이 직접 소송당사자가 됨으로써 더욱 심도 있고 내실있는 재판 진행이 기대된다”며 “현행 3심제에 따른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피고인들의 인권이 한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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