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버락 오바마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에 대해 "심각한 결함이 있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포기"를 주장한 데 대해 여야는 25일 한 치의 양보 없는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오바마 상원의원의 주장을 전해들은 한나라당은 "되도록 빨리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 반면,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쇠고기 재협상 우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바마가 FTA는 한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정이므로 비준을 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이렇다면 우리가 바로 (처리)하는 것이 도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만일 미국 측에서 비준을 해주지 않을 경우 "미 의회에서 일어난 일을 우리가 왜 책임지나. 미국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며 "(이는)국제관계의 문제다.

미 의회나 정치권과 신뢰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바마 의원의 한미 FTA 반대와 관련, "대선 결과에 따라서 한미 FTA협상의 운명이 결정 될 상황에 놓인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한국 국회만 FTA를 비준해 준다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차 대변인은 이어 "자칫하면 조기비준이 미국에게 백지 수표를 내주는 그런 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임기 6개월 남은 부시정부에게는 쇠고기를 내주고 새로 들어 설 미국 정부에게는 한국시장을 통째로 내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미국의 야당지도자가 '재협상'을 요구한다는 것과 우리 대통령의 협상력이나 외교력이 한심하다는 것 두 가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쇠고기 재협상과 관련, "정부는'두 나라가 합의해 놓은 내용을 재협상한다는 것은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변해 왔는데, 지금은 오바마 상원의원이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와 미국의 외교관례가 다른 것이냐"며 "방미기간 중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오바마 상원의원조차 만나지 않고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을 과연 우리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비준 동의를 의회에 촉구하자, 오바마 상원의원은 앞서 자신이 부시 대통령에게 보냈던 "한미 FTA 비준을 포기하면 부시 행정부는 불필요한 대립 대신 의회와의 신뢰 및 두 정당의 협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서 오바마 의원은 "이 협정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믿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제조업체 및 농수산 부문의 적절한 시장 접근 및 이익 창출을 보증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 거듭 재협상을 요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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