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 참가자 중 일부가 24일 밤과 25일 새벽 집회 도중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되면서 '광우병 파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뒤 참가자들이 청와대 진입을 시도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광우병 파동 이후 그동안 전개돼온 민심 이반 양상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일단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딱히 입장을 내놓기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광우병 파동'으로 격앙된 국민 정서가 수습되기는 커녕 되려 '청와대'라는 물리적인 공간이 직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된 점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것.다만 지난 23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야권이 쇠고기 재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재협상을 관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좌절되자, 시민들이 정부 압박용 카드로 권부의 핵심인 청와대를 목표로 삼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청와대는 국민 정서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중이다.

또 미국 유력 대선후보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 의회 비준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반대 논리에 일정 부분 탄력이 붙은 점이 시민들의 '돌발 행동' 배경으로 꼽힌 것도 청와대의 주목 대상이다.

일단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협상을 잘했다는 뜻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해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며 오바마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했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여론 동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다가 집회 참가자 연행 과정에서 과도한 공권력이 개입됐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터라 진압 과정을 둘러싼 '불똥'이 중국 방문을 이틀 앞 둔 이명박 대통령에게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 직후 급락했던 국정수행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면서 한숨 돌린 청와대는 성난 민심 앞에 산적한 난제들을 돌파할 묘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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