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端午)는 음력 5월5일로 한 해 풍년을 기원하며 그네뛰기, 씨름놀이 등을 즐긴 우리나라 주요명절 중 하나다. 고려시대 때는 9대 명절에 속했고, 조선시대에는 설날, 한식, 추석 등과 함께 4대 명절에 들었다.

일명 단양(端陽), 단옷날, 수릿날, 중오절(重午節)이라고도 불린 이 날에 백성들은 단오떡(수리취를 넣어 둥글게 만든 절편)을 만들어 나누었고, 단오마늘이 좋다고 하여 마늘도 이 날에 캐 보관했으며, 액을 쫒는다하여 이 날 단오부적을 마련했는가하면, 여인네들은 창포물에 머리감기를 마치면 단오장(端午粧)으로 머리를 장식했다. 임금 역시 단오부채를 만들어 신하들에게 나누어주며 함께 즐거워했을 만큼 전국적인 명절 중 명절이었다. 뭣 보다 평소 외출이 쉽지 않았던 조선조 여인네들이 이 날 만큼은 맘놓고 바깥바람을 쏘일 수 있는 기다림의 날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유분방의 날이기도 했다.

우리지역도 전주단오제라 하여 그 행사가 무척 다채로웠다. 그러나 오락가락 행정 탓에 그 의미가 퇴색, 지금은 풍남제 부속행사로 전락한 처지가 되어버렸다. 물론 시대상이 바뀌어 전통잇기가 쉽지 않지만 그 동안 치러진 행사과정을 보면 솔직히 낯이 붉어진다.

오랜 풍습으로 이어지던 사실상 지역민의 날인 시민의 날인 전주단오제가 전주시에 의해 1967년 그 명칭이 풍남제로 변경된다. 그렇지만 이후 지금까지 41년 동안 전주단오제는 풍남제 속의 한 행사로 축소돼 아예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심지어 지난 2000년에는 그 날짜까지 음력 단오날에 맞춰오던 것을 파기, 양력 5월1일로 변경했다.

빗발치는 반대여론에 밀려 전주시는 할 수없이 4년 후인 2004년엔 풍남제에서 단오날을 분리했지만 이 마저 지속시키지 못하고 그걸로 끝이었다. 이듬해와 그 이듬해엔 단오제가 아예 사라지고 전주4대축제, 즉 풍남제, 전주국제영화제, 전주대사습, 전주한지문화축제를 묶어 동시에 개최했다. 그런 가운데 올 단오날인 8일을 눈앞에 도고 있다. 독립된 단오의 부활을 기대한다. 전주시의 각별한 대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북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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