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위생조건과 관련해 이반하기 시작한 반발민심의 발길이 연일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의 새로운 국정결단을 촉구하는 행렬이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경찰이 과잉진압으로 맞서 불상사까지 속출하고 있다. 사태는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국민이 화내면 이기려고 해서는 안 되고 항복해야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심각하다. 처음 몇 천 명에 불과했던 시위군중은 급기야 5만 명을 넘어섰고 그 세를 계속 불려나가는 상황이다. 정치권은 18대 국회 원구성마저 제켜두고 여당은 수습책을 들고 청와대로 달려가고, 야당은 내각 총사퇴등을 요구하며 길거리로 향하고 있다. 국정이 어느 한구석이라도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를 간신히 상회하고 있을 뿐이다. 취임직후 갤럽조사 지지도 52%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취임 후 3개월여 동안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역부족이었다는 부정적 평가가 대세다.

한국갤럽이 한 중앙일간지와 공동으로 전국 19세 이상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를 한 가지 들어보라는 질문에 ‘국민들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서’와 ‘물가가 너무 올라 살기 힘들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21.3%, 16.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이 대통령과 10분간 만난다면 하고 싶은 말로 ‘국민의 말을 잘 들어달라’가 32%로 가장 많았으며 ‘다른 사람 의견수렴’과 ‘국민들을 생각해 달라’도 각각 7.0%, 3.5%를 보여 국민과의 소통을 촉구하는 응답률이 50% 가까이 됐다.

이는 이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국민들에게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핵심적 대 국민 약속인 ‘국민의견수렴’ 다짐과 ‘경제살리기’ 공약이 가시화는 커녕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 가지 다행스런 것은 ‘앞으로는 잘할 것’이라는 기대성 응답률이 51%를 기록한 점이다. 하지만 이것도 수입쇠고기 관련 건강권 보장과 경제 살리기 기대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안간힘일 뿐이지 우호적 응답으로 보기는 어렵다. 청와대와 정부가 뼈저리게 인식해야 할 사안들이다. 

 /전북중앙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