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리츠1999년 作 '연단위의 레닌(캔버스에 유화)'
  1∼2차 세계대전은 막대한 물리적 피해와 정신적 후유증을 가져왔고 절대적 가치로 믿어왔던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한편으로 전후 예술가들이 느끼는 정신적 공황은 새로운 예술을 낳는 원동력이 되었다.

전쟁의 학살과 파괴의 참상을 경험한 작가들은 구상회화에서 벗어나 정신적 측면을 표현하기 용이한 추상미술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그래서 전후 미국을 중심한 추상표현주의와 유럽의 앵포르멜 미술이 등장했다.

추상적 경향은 나아가 작가의 개성과 감정을 제거하는 미니멀리즘과 작품의 형식보다는 작가의 창의적 아이디어나 과정을 강조한 개념미술로까지 발전되었다.

다른 한편 대중 소비사회의 역동적 이미지와 현실을 반영하는 구상적 성격의 팝아트가 1960년대를 풍미하기도 하였고, 1980년대에는 신표현주의(新表現主義, Neo-Expressionism)가 등장했다.

1970년대 중반 미니멀리즘 작가들은 미래의 미술은 퍼포먼스 아트와 개념미술이 주도권을 쥐고 전개될 것이라 예견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지적이던 추상미술에 대한 반동으로 80년대 들어서면서 회화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게 되었다.

이렇게 신표현주의는 전후현대회화를 지배하던 추상미술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되었다.

이미지를 거부한 모더니즘과 개념미술에 반발하여 일어난 신표현주의는 구상성과 형상성을 재도입함으로써 현대 모더니즘에서서 제거된 역사와 주관, 사회적 발언이라는 회화의 특성을 유지하고, 인간의 내면을 미술과 다시 연결시키고자 하였다.

전통적이며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형식과 격렬하고 감정적인 내용의 작품으로 회귀한 신표현주의는 1980년대 미술시장이 폭발적인 호황을 누리는데 일조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혹자는 70년대 미술이 ‘얼음’이라면 80년대 미술은 ‘불’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신표현주의는 재료를 처리 방식이 거칠고 강렬한 주관적 감정을 특징으로 하며 작품이 매우 크다.

대표적인 신표현주의 작가로는 지푸라기를 화면에 붙이는 독일의 안젤름 키퍼와 깨진 도자기를 이용한 그림으로 유명한 줄리앙 슈나벨, 전통을 비웃는 듯 뒤집혀진 인물상을 작업한 게오르그 바젤리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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