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원정 2연전'에서 반환점을 돈 축구국가대표팀이 추진력을 받기 위해서는 스피디한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지난 7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조 4차전에서 박주영(23, 서울)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끌까지 지켜 1-0으로 신승했다.

허 감독은 오범석(24, 사마라), 이근호(23, 대구),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력이 좋은 선수들을 기용해 전반전을 잘 풀어나갔다.

비록 후반전에서 요르단의 공세에 밀려 수비에 치중했고 경기 내용 또한 매끄럽지 못했지만 그동안 부각되지 못했던 스피드라는 장점을 발견한 것은 작은 소득이었다.

오는 14일 투르크메니스탄(이하 투르크)과의 3차예선 5차전을 치르는 대표팀은 지난 9일 중간 경유지인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 명문팀 갈라타사라이의 연습구장을 임대해 투르크전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2월 6일 서울에서 가졌던 3차예선 1차전(4-0승)에서 상대한 투르크는 신체조건과 파워는 뛰어나지만 스피드에서는 약점을 보이는 중앙아시아 특유의 투박한 축구를 구사했다.

하지만 지난 2일 투르크 원정경기를 펼쳤던 북한이 득점없이 무승부를 거둔 것처럼 홈 이점을 등에 업은 투르크는 당시처럼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한 3경기 연속 필드골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최근 부진을 거듭하며 좀처럼 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는 대표팀의 상황에서 투르크전 역시 버거워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마냥 손 놓고 지켜 볼 수는 없는 노릇. 현 시점에서 허 감독이 위기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축구를 아시아 최강의 지위로 올려 놓은 '빠른 축구'를 십분 활용하는 방법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를 앞세운 축구는 4-3-3 포메이션을 주 전술로 사용하며 측면 공격과 짧은 패스를 강조하고 있는 허 감독의 전술과도 부합한다.

지난 5월 31일 요르단과의 홈 경기에서 골반 부상을 당했던 이청용(20, 서울)이 훈련에 복귀해 투르크전 선발출장이 유력한 상황이어서 전력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오른쪽 풀백 오범석을 비롯해 이근호, 박주영, 조원희(27, 수원) 등 공수에 걸쳐 포진한 빠른 선수들을 잘 활용한다면 투르크전을 비교적 손쉽게 풀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위기에 몰릴수록 그동안 잊어왔던 강점을 생각하고 이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과연, 허 감독과 대표팀이 이스탄불에서 깨달음을 얻고 터닝포인트 잡기에 성공할 지는 두고봐야 할 것같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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