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외래종이다.

망초는 조그만 갓털(관모)이 붙어 있어 바람에 날리어 번식을 한다.

망초 한그루에 씨앗의 수가 많아 번식력이 엄청난 풀꽃이다.

망초 도입경위는 철도공사를 할 때 철도침목에 묻어나온 것으로 추정 되는데, 그 직후에 일제의 강점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사람들의 눈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이상한 풀이 논과 밭에서 보이기 시작하였고, 엄청난 번식력으로 그 제거가 쉽지 않자 일본이 나라를 망치게 하려고 그 풀을 퍼트리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풀의 이름을 나라를 망하게 하는 풀이라고 해서 망국초(亡國草)라고 불렀고 그것이 변형되어 망초가 되었다는 것이다(그 외 망초는 제초농약을 쳐도 잘 죽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그런 이유로 농부들이 '이런 망할 놈의 풀!' 해서 이름이 망초가 되었다는 설도 있으나 망초라는 풀은 많은 씨앗으로 강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식물이라, 농부들의 입장에서는 여간 성가신 풀이 아니다.

망초는 논밭보다는 빈 공터, 초원 등에서 더 흔히 볼 수 있기도 하다.

! 牡 어릴 때는 나물로 먹기도 한다.

한 겨울에도 망초는 뿌리를 깊이 내리고 수많은 잎을 품고 버티어 낸다.

식물에서는 귀화식물 1호가 아닌가 싶다.

유월, 소쩍새가 울면 어김없이 장관을 이룬다.

흰 꽃과 흰 꽃으로 끝없이 이어진 묵정밭에도 꾸역꾸역 피어났다.

바람이 일 때마다 일원짜리 동전만한 꽃들이 떼 지어 산맥의 구름보다 더 일렁거린다.

짙푸른 성하의 산비탈에 꽃무리들은 하얀 언어를 심장에 새긴다.

그 꽃자리 위로 푼수 같이 질 줄 모르고 피기만 하는 몸짓들이 무섭다.

풀꽃 중에서 봄부터 겨울이 오기 전까지 가장 오래도록 꽃을 피워내는 것은 아마 망초 꽃일게다.

사람들에게 사랑도 받지 못하면서 천지에 가득한 저 꽃들, 여름이면 농부들과의 끈질긴 싸움이다.

그럴수록 더 많이 산하를 비집고 나오는 저 하얀 무리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누가 뭐라 하랴, 뿌리째 뽑히고 뽑혀 햇볕에 말라가면서도 실뿌리 한 가닥이라도 흙에 닿으면 그곳은 내가 살아가는 터전이 되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라면 몸의 제일 높은 곳에다 작고 둥근 꽃잎을 내달아 계절이 다 가도록 꽃을 피워내는 것이 그들이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긴 언덕을 따라 망초 꽃 여러 억만 송이들이 마치 白衣의 억조창생이 한 데 모여 사는 것 같다.

이따금 바람이 언덕을 넘어갈 때마다 꽃들의 이름을 부르며 불어가고 저 지천의 망초 꽃들에게 낱낱이 이름이 있었던가. 꽃잎을 달고 향기를 풍겨도 우리 살아가는 세상에서 제 이름을 달지 못하는 꽃들도 많다.

망국초(亡國草)가 되었건 “망할 놈의 풀”이 되었건 이 나라의 이름이 붙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화려하지 않아도 누가 보아 주지 않아도 삶의 충만으로 세상은 살아 갈 만하지 않은가.

 /강명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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