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경천면 ‘오복마을’이 밋밋한 담장 대신 아름다운 벽화로 새단장중이다.

숨 조형 연구소(소장 박진희)가 마련한 ‘우리마을 보물지도 벽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박진희 소장은 “완주군에서 추천 받은 마을 중 오복마을 어르신들이 이번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고 협조적이라 선택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오복마을은 초등학생 5명, 가장 젊은 층이 50대로 여느 농촌 마을과 비슷한 처지. 벽화 프로젝트도 어르신들의 수고로 만들어지고 있다.

벽화를 그리기 전 ‘우리마을 보물지도 그리기’는 지역 어르신들과의 소통의 장이나 한가지. 30여명 어르신들이 큰 캔버스에 마을 지도를 그린 뒤 특징적인 면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등 작가들에게 마을 이야기와 사람 사는 얘기는 물론 벽화작업의 근간도 제공하고 있다.

마을 담장은 오복마을의 특산품인 ‘감’을 주제로 한 경천의 사계가 중심. 벽화가 그려질 담장은 마을 입구에서부터 300m정도에 달하며 감 꽃에서부터 주렁주렁 달린 감까지 숨 조형 연구소 회원 9명이 땡볕아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마을 담장의 변신은 벽화뿐 아니라 ‘아트문패’ 작업과 ‘희망으로 크는 감’도 한 몫 한다는 사실. ‘아트문패’는 마을 주민들이 흙으로 자신의 집 문패를 직접 만들어 보는 작업으로 박 소장은 “마을회관에 어르신들이 모여서 모양도 가지각색, 색깔도 알록달록한 예쁜 문패를 만들었다”며 “어떤 어르신 부부는 문패에 사랑의 글도 새겼다”고 전했다.

‘희망으로 크는 감’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벽화 공동 작업. 주렁주렁 달린 감을 주민들이 각자의 희망 메시지를 담은 테라코타로 제작해 설치하는 방식이어서 마을의 문화자산이 될 수 있도록 숨 조형 연구소가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다.

현재 벽화작업은 마무리 단계. 장마철이라 자투리 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져 10일쯤 완성될 예정이다.

숨 조형 연구소는 공공미술에 관심 있는 도내 작가들의 모임으로 농촌 마을이나 사회복지시설 등 예술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미술 프로그램을 연차적으로 진행해오고 있으며 아이들과 미술로 놀며 인성교육에 접근하는 ‘감감술래-오감으로 놀기’, 농촌학교들의 학교사랑 프로그램인 ‘학교는 오늘도 안녕하다’ 등 미술로 소통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오복마을에 이어 ‘우리마을 보물지도 벽화 프로젝트’는 올 가을 전주시 완산동에서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찬형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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