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잇따라 새만금 조기개발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구체성이 떨어지면서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그간 조기개발 필요성 등을 강조해 왔지만 ‘어느 곳을 어떻게 개발하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추진사업 및 방향 등이 설정되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대통령이 구체성이 떨어지는 두루뭉실한 조기개발을 천명함으로 인해 중앙부처에선 조기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절차 및 법 대로를 주장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실제 새만금산업단지 조기개발의 경우는 ‘공유수면매립면허 양도양수문제’, ‘매립목적 변경문제’, ‘준설토 조기 투기’, ‘환경성 검토를 받아야 하는 지의 문제’ 등을 놓고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그리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등이 이견을 보이면서 터덕거리고 있다.

대통령의 조기개발 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에선 이를 적극 수용치 않고 원칙론을 내세우며 부처 생각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만금산업단지 연내착공을 포함해 새만금사업 조기개발은 사실상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각종 행정절차를 모두 이행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 연내가 아니라 내년 상반기에도 착공할 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군산공항 확장 국제공항 건설사업 또한 대통령이 지난 5월7일 사업추진 부처의 장관인 정종환 국토부장관이 있는 자리에서 ‘군산공항 확장은 정부의 실용주의와 맞는 발상’이라는 말을 던졌지만 구체적인 지시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이 대통령은 2일 한국산업기술재단 주관으로 개최된 ‘제1회 투자박람회’ 행사장에서 전북홍보관을 둘러보며 “새만금사업… 시작할 수 있는 것부터 서둘러 추진하라”는 말을 던졌다.

그 동안 언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조기개발을 천명한 것이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다.

이렇다 보니 부처에서 구체적인 액션에 나서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를 테면 ‘새만금신항을 2010년에 착공할 수 있도록 부처에서 적극 나서라’ 또는 ‘국토부는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을 적극 추진하라’, ‘새만금SOC가 중요한 만큼 서둘러 건설하라’등의 구체성을 띤 발언을 내놓았어야 했는데 이번에도 종전과 같은 원론적인 수준이었다”며 아쉬워했다.

결국 알맹이가 빠진 원론적인 수준에서의 조기개발 얘기가 반복되면서 전북도는 기대만발이지만 새만금 조기개발 등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중앙부처 출신 한 공무원은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선 대통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원론적인 수준에서의 개발지시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기자 two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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