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가 오랜 침묵을 깨고 윔블던 단식과 복식을 모두 석권했다.

세계랭킹 7위 비너스 윌리엄스(28)는 지난 5일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트클럽 센터코트에서 벌어진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동생 세레나 윌리엄스(27, 이상 미국)를 2-0(7-5 6-4)으로 누르고 윔블던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윔블던에서 세레나와 4번째 맞대결을 펼친 비너스는 지난 2000년, 2001년 자신의 첫 윔블던 2연패에 이어 2005년, 2007년, 2008년까지 두 번의 2연패, 총 5차례의 우승을 달성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날 대결은 결승전답게 대접전이 펼쳐졌다.

쫓고 쫓기는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비너스가 노련함으로 먼저 1세트를 따냈고, 세레나는 추격 의지를 불태우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비너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비너스는 단식 결승전 이후 벌어진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세레나와 한 조를 이뤄 리사 레이몬드(35, 미국)와 사만다 스토서(24, 호주)조를 2-0(6-2 6-2)으로 완파하고 또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힘겨웠던 결승전을 치른 뒤라 체력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수월하게 7번째 그랜드슬램대회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한 윌리엄스 자매는 윔블던에서는 2000년, 2002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 복식 우승이다.

비너스는 지난 2000년, 동생 세레나는 2003년 이 대회 단식과 복식을 모두 제패했다.

올해도 윔블던 단식과 복식을 모두 휩쓴 윌리엄스 자매가 이날 벌어 들인 우승상금은 비너스가 단식에서 획득한 우승상금 75만파운드(약 15억 원)를 포함, 135만5000 파운드(약 28억 원)나 된다.

비너스와 세레나는 모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여자테니스계의 거물 중의 거물이다.

하지만 지난 2003년 윔블던 결승전 이후 잦은 부상으로 랭킹은 하락세를 탔고, 이후 5년 만에 다시 정상에서 격돌했다.

계속됐던 부진을 털고 올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비너스는 "둘 중 하나가 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나는 분명히 동생보다 마음가짐이 우위에 있었던 것 같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세레나와의 6차례의 그랜드슬램 결승 대결에서 1승5패로 뒤지고 있던 비너스는 이날 승리로 1승을 추가했다.

비너스는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직 2승5패로 뒤지고 있지만 계속 전진하겠다"며 라이벌 세레나를 넘어서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안타깝게 준우승에 그치며 자신의 3번째 윔블던 우승 기회를 놓친 세레나는 "언니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결승경기에 임했다.

상당히 어려웠던 경기였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윌리엄스 자매의 단식 결승전 이후 벌어진 남자복식 결승전에서는 대니얼 네스터(36, 캐나다)와 네나드 지몬치치(32, 세르비아) 조가 요나스 비요크만(36, 스웨덴), 케빈 울리에트(36, 짐바브웨) 조를 혈투 끝에 3-1(7-6<12> 6-7<3> 6-3 6-3)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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