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한옥마을과 인접한 한벽교와 싸전다리 가리내길 일대를 ‘맛거리촌’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전주천을 따라 이어진 930m 천변로에 한식을 중심으로 한 음식 타운을 만들어 멋과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주 관광의 중심지로 가꾼다는 구상이다.

  전주시는 이미 이 일대의 부지 매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도로를 넓히기 위해 도로 인접 부지를 확보하는 차원이지만 예산이 뒷받침되면 매입 부지를 확대해 보다 체계적인 맛거리촌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일대는 현재도 오모가리탕 등 음식 명소가 터를 잡은 곳으로, 한옥마을의 ‘멋’과 연계돼 전주의 ‘맛’을 즐기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옥마을과 한벽루, 장기적으로는 전주천 너머에 계획된 무형문화유산 전당 등과 어우러져 전주 관광의 핵심으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전주 한옥마을에서 보듯 전주의 전통문화 복원은 고지식한 면이 있다.

문화라는 것이 그때그때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전제할 때 단순한 과거의 복원보다는 현재 시점에서 재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몇백년, 몇십년전의 외형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면면히 이어온 전통에 우리 시대의 문화를 담아야 한다는 말이다.

  전주 맛거리촌은 보다 유연하게 추진되기를 바란다.

전주의 전통 맛을 살린 한식이 중심이 돼야 마땅하겠지만 전통만을 고집해서도 안 될 일이다.

한식집, 막걸리집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생맥주집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식집과 막걸리가 전통이라면 레스토랑과 생맥주는 우리 시대의 문화다.

21세기에 재현되는 전통 문화에는 21세기의 문화가 담겨야 마땅하다.

외형만을 본 뜬 복원이 아니라 당대의 문화가 담겨야 진정한 문화유산으로 남을 수 있다.

   기와집 일색에 한식 일변도인 전주 한옥마을은 경직돼 있다.

전주시는 생활 속의 전통을 지향하고 있지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갈수록 ‘민속촌’화 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적지 않다.

이런 형태의 전통 복원이라면 경쟁력도 없거니와 관광객들도 금방 식상하게 된다.

  한옥마을과 더불어 새로 조성하는 맛거리촌은 우리 시대의 문화가 담기는 생활 속의 전통 문화 유산으로 육성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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