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근진안경찰서 수사과장
 수족을 쓰지 못하고 목욕은 물론,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노인들을 보살피고 있는 천사들이 있다.

진안군 진안읍 군하리 두줄기 마이산 밑으로 작은 산자락 아래 2층 건물의 진안군 노인요양원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서 생활하고 있는 60명(연령 66-99세) 남·여 노인들을 수족같이 움직여 주는 20여명의 생활지도원들이 누구도 감당하기 힘든 일을 자처하고 있다.

목욕시키기, 밥 먹이기, 걸음마 시키기, 의자 밀어주기, 잠을 재워 주는 일까지 이들의 일과는 눈을 뜨면서부터 시작돼 쉴 틈이 없다.

때로는 노래도 불러주고 정성껏 노인들을 보살피는 그들의 얼굴에서는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는 천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거기에 진안 경찰서 청렴동아리 데미샘 회원들, 또 같이 참여하고 있는 의경들이 음지에서 60명의 노인들을 보살피고 있어 새삼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다.

데미샘은 원래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 북쪽 기슭에 자리한 섬진강 발원지다.

데미샘회원들은 깨끗한 섬진강의 근원처럼 경찰과 사회를 조금이나마 밝고 맑게 하고자 2006년부터 11명으로 결성된 청렴 동아리 회원들로, 이들과 함께 경찰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전을 모아 소년소녀 가장 등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봉사자들의 노래에 힘없어 쓰러질 노인들이 잠시라도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박수를 치는 모습은 소년 소녀 같은 티없는 맑은 모습이었다.

이들의 봉사활동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 늙어지고, 곱게 늙어 세상을 하직 할 때까지 제 손으로 밥을 먹다 저 세상으로 간다면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자신의 몸도 가누지 못하고 밥도 먹여 줘야 겨우 받아먹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누가 나를 받아 줄까? 그렇게 되지 말라는 조건을 가진 사람은 없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마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우리는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노인으로 서서히 진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중추절을 앞두고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사회에서 많은 천사들이 나타나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보내면서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는 노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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