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 및 비안도 등 도서지역 주민들이 야간 비상 응급의료 환자 발생시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수단이 제한되는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향인 도서지역을 찾는 귀성객이 증가할 전망인 가운데 응급환자 이송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부안 위도에 사는 정모씨는 최근 평소 앓아 오던 심근경색 질환에 따른 고통으로 병원 응급실을 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늦은 밤이라 이미 배편이 모두 끊긴 상태였다.

정씨는 급히 인근 보건소에 갔고, 보건소장은 119에 통보했으며, 119는 다시 인근 해양경찰에 환자 이송을 접수시켰다.

하지만 이날 해양 경찰은 불법 어로 단속에 나가 있는 상황이어서 환자 이송이 불가능한 상황. 정씨는 결국 급박한 상황에서 어선을 불러 격포로 이송돼 부안읍내 병원을 찾았지만 전주나 익산 등 큰 병원으로 가라는 의사의 말에 따라 다시 응급차량(민간)을 이용해 다시 전주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씨는 다행히 전주에서 수술을 받아 목숨을 건졌으나 위도에서 격포까지 출항비 20만원을 지불하고, 전주까지 이송하는데 11만원을 지출하는 등 31만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형편이 됐다.

정씨는 “가까스로 목숨을 살렸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며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누려야 할 의료 서비스가 도서지역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어 평등권이 침해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도를 비롯한 고군산군도의 비안도 등 다른 도서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위급 환자 발생시 응급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배편이 끊긴 뒤에 가족이 아프면 무서운 생각이 든다”며 “응급 의료시설이 아니라면, 긴급 후송 대책이 항상 가동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올들어 9월까지 도내 106개 섬지역에서 군산해경 경비정으로 긴급 후송된 환자는 31회(31명)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 07년에는 50회(55명), 06년엔 63회(68명) 등으로 나타났다.

전북도 관계자는 “가끔 도서지역에 사는 응급환자가 소방 헬기 지원을 요청하지만 야간에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제한이 많다”며 “해양 경찰과 연계해 도서지역 응급환자를 후송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뾰족한 대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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