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베니스) 화파의 거장 조르조네(Giorgione, 1477~1510)가 30대 초반 요절함에 따라 그의 미완성 작품들을 티치아노(Tiziano Vecellio, 1488∼1576)를 비롯한 제자들이 완성하였다.

‘우르비노의 비너스(Venus of Urbino)(1538)’는 티치아노 자신이 완성한 조르조네의 ‘전원 풍경 속에 잠든 비너스(1510년경)’와 흡사하다.

포즈가 약간 달라지고 관능적 이미지가 강조돼지만, 배경이 전원에서 실내로 옮겨진 것을 제외하면 거의 비슷한 이미지다.

‘우르비노의 비너스’는 이탈리아 우르비노 공국의 귀도발도 델라 로베레(Guidubaldo della Rovere)의 소유에서 유래된 명칭으로 상류사회 귀족들의 관능적 쾌락을 위해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은 신화 속의 여신이 아닌 베네치아 귀족의 모습이다.

화면의 중앙에 비스듬하게 누워있는 여인은 밝은 색 침대 위에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오른손에는 비너스를 상징하는 장미를 들고 있으며 왼손으로는 자신의 음부를 살며시 가리고 있다.

그녀의 뒤로 내려진 천은 화면을 반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한쪽에서는 하인들이 그녀의 옷을 정리하는 듯 하다.

육체의 아름다움과 이상적 여인의 누드상을 제시한 이 작품은 후대의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비스듬히 누운 포즈는 고야의 ‘옷을 벗은 마하(1800년경)’를 비롯해 앵그르의 ‘오달리스크(1814)’, 마네의 ‘올랭피아(1863)’등에 영향을 끼침으로써 근대 누드화의 원형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과거에 유행하던 템페라나 벽면에 그린 프레스코화는 습기가 많은 베니치아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화구로 등장한 캔버스와 유화는 색채를 중시하는 베네치아 화가들이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던 중요한 하나의 요인이 되었다.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1537∼1538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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