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영상산업이 빛좋은 개살구에 그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성공에 기대 지자체마다 촬영장을 만들고 부산을 떨지만 결국 흥행이 사그라들면 골칫거리로 전락하기 십상인 연유다.

문제는 예서 그치지 않는다.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초래된 혈세 낭비는 책임지려는 단체장들이 없으니 고스란히 도민 몫으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은 하나같이 값싼 흥행병을 고치지 못한다.

충무로에서 또는 드라마 제작팀이 입질만 하면 안방까지 내줄 심산으로 임한다.

이렇게 도민들을 눈속임하는 바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짐짓 의기양양하다.

도내 2005년과 2006년 사이 지어진 촬영세트장은 익산 3곳을 비롯 남원 2곳, 부안 3곳 등 총 8곳으로 모두 15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갔다.

허나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익산 교도소 세트장의 경우 2006년 1만2천여 명이던 것이 지난해 4천500여명으로 줄어들었고, 올 들어선 8월 현재 1천300명에 그쳤다.

서동요 1·2세트장 역시 2005년 9만7천여명과 13만1천여명에서 올 들어 현재 1천500여명, 2천200여명으로 입장객 수가 급감했다.

부안영상테마파크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05년 입장객이 300만을 넘어섰으나 2006년 61만명, 2007년 38만명, 올해는 지난해 절반도 안되는 17만명으로 줄었다.

보다 심각한 점은 상황이 이러함에도 연간 수천만원을 눈도 꿈쩍 않고 먹어 치우는 세트장 유지보수비용이다.

일부 세트장은 관리가 안돼 아예 흉물로 전락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자체들은 세트장에 목을 매는 한심한 작태를 연출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에 대해 서둘러 제동을 걸어야 한다.

‘홍보측면’과 ‘관광객유치에 효과적’일 수 있다 해도 혈세가 줄줄 샌다면 이는 반드시 심판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뒷짐지고 유치 지양을 권고하는 선에 그친다면 전북도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제침체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는 즈음, 혈세를 한 푼이라도 절약하는 것이 지자체의 미덕임은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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