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인순이(51)가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 대관 신청 탈락 이유를 대라며 예술의전당을 공격했다.

인순이는 3월과 10월에 예술의전당에 대관을 신청했으나 일정 경합에 의해 심의가 부결됐다. 두 번이나 퇴짜를 맞은 셈이다.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인순이는 ‘대중 가수를 외면하는 전문 공연장의 현실’을 비판했다.“예술의전당 앞을 지날 때마다 최고의 음향시설과 짜임새 있는 오페라극장에 서고 싶었다”며 “일부에서는 내 약력에 넣고 인기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어서라고 하는데, 솔직히 맞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정확한 사유 없이 ‘경합에 의해 탈락했다’는 문구가 적인 팩스를 받았다. 대관 심사의 원칙과 기준이 뭔지 궁금하다”며 예술의전당의 해명을 요구했다.

“조용필 선배도 했기 때문에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인순이는 “탈락 이유가 내 경력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도 무대에 서고 싶다”고 바랐다.

조용필(58)과 동급으로 올라서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인순이는 “맞다”고 인정했다. “조용필 선배는 나의 롤 모델이다. 그 분이 섰던 무대에 나도 서고 싶다. 앞으로도 조용필 선배처럼 열심히 해서 살아남고 싶다”는 것이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송대관(62) 대한가수협회장도 “나 역시 두 달 전 내년 5월 예정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관 신청을 했는데 탈락했다”며 “거기에서 오는 허탈감과 비애는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정대(54)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은 “우리가 야구장이나 체육관 등 스포츠경기장에서 공연을 해야 되겠는가. 대중음악이 차별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투쟁의 자리가 아니다. 대중예술을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예술의전당은 요지부동이다. “오페라극장과 음악당은 클래식을 위해 지어진 만큼 클래식 공연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중가수들을 위한 개방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국·공립 극장 특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예술의전당을 오페라, 발레, 고전음악 등 서양 장르 공연 중심으로 특성화 한다는 정책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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