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전북정치] 2. 경쟁문화 정착이 시급하다전북 정치의 고질적인 폐해 중 하나는 편가르기에 따른 사전 정지 작업이다. 특히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이 필요한 선거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특정 선거를 앞두고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이미 특정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상당수가 이들에게 공천이 주어졌던 것.

공정하고 활발한 경쟁을 통해 후보가 확정돼야 함에도 불구 사전에 몇몇 인사들이 모여 선거판 자체를 구성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정가에선 학연 지연 혈연을 후보 공천의 핵심 변수로 꼽기도 한다.  과거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자치 선거, 각종 재보선에선 공천 이전에 벌써 누가 공천될 것이란 말이 나돌기도 했다. 공천권을 사실상 보유한 정치인들이 공천 방식을 결정하면서, 일부 의원 사이에선 심심찮게 힘겨루기 양상이 펼쳐지기도 했다.경쟁문화의 정착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도 공정한 경쟁문화에 의한 것이었다. 만일 중앙 정가의 핵심 인사 몇몇이 공천을 논의했다면 오바마의 등장은 늦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공정한 경쟁과 유권자의 선택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었고, 그 전통 위에서 오바마가 선택될 수 있었다.전북 정치권은 이런 관점에서 경쟁문화를 조기에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 의원들이 각자의 유불리에 의해 공천 방식을 결정하지 않고, 시대의 흐름과 전북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적임자를 찾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12월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선거판이 펼쳐지게 된다. 내후년의 지방선거를 겨냥한 입지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 12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선 도내 일부 지역에서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연말부터 선거 경쟁이 본격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내 정치권은 보다 신중하고 멀리 내다봐야 한다. 단순하게 특정 후보를 내세울 게 아니라 더욱 경쟁력있고 참신한 인재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공천 방식 역시 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히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도지사 선거의 경우 정치권이 사실상 룰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정치권내 상당수 인사들이 대부분 이런저런 연으로 얽혀 있어, 방식이 공정하게 정해질 것인지예의주시해야 한다. 또 시장군수나 지방의회 공천은 현역 의원이나 위원장의 힘이 강해질 수밖에 없어, 공천된 후보는 중앙 정치권에 예속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정치권이 공천권을 마음대로 휘두르면 지방자치제의 본질이 흐뜨러지는 것이다.  
전북 발전을 위해선 경쟁력있는 인사들이 대거 발굴돼야 한다. 공정한 룰을 만들어 정치 신인들이 과감히 경쟁에 뛰어드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올해 치러진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 선거는 그 좋은 예로 꼽힌다. 도내 중진 의원들이 공정 경쟁을 선언했고 실제 페어하게 선거가 치러졌다. 치열한 선거를 통해 당선된 강봉균 위원장은 '경쟁+직선'의 힘을 바탕으로 도당을 확실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다.

최근 세계적 경제 위기와 수도권 규제 완화, 토공-주공 통폐합 등 전북 발전을 위협하는 악재가 계속 터지고 있다. 공정하고 철저한 경쟁을 통해, 참신하고 역량있는 인물의 발탁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문화의 정착은 곧 전북 발전의 핵심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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