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전북도 체육회가 지난 12일 보일러 폭발로 영업이 잠정 중단된 덕진수영장에 대한 향후 운영방안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수영장 운영 주체로서 한 해 3억원 이상의 적자를 감당하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회에 수영장을 폐쇄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전북 체육의 최고 기관으로서 전북수영의 산실 역할을 해오고 있는 덕진수영장을 아예 폐쇄하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덕진 수영장 운영에 대한 시중 여론 역시 양갈래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도 체육회와 전주시가 운영하는 수영장이 덕진수영장 말고도 2곳이 있고, 또 사설 수영장이 영업중인 만큼 시설이 노후화 된 덕진수영장까지 기관이 더 이상 운영할 이유가 없다는 게 덕진수영장 폐쇄를 주장하는 측의 주된 이유다.

재원을 뒷받침 해주는 전북도 입장에서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덕진수영장을 이번 기회에 폐쇄하고 싶어한다.

실제 도 체육회가 덕진수영장을 위탁운영하기 시작한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적자는 11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수영인을 비롯, 대부분의 체육인들은 엘리트 체육을 육성하기 위해 체육시설을 신축해도 모자랄 판에 기존 시설물을 없앤다는 것은 전북 수영의 앞날을 어둡게 만드는 처사라며 덕진수영장 폐쇄를 반대하고 있다.

전북수영연맹 이희창 전무는 “많은 엘리트 선수들이 덕진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데 당장 선수들이 연습할 공간이 없다”면서 “올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덕진수영장 덕분인데 이 곳을 폐쇄하는 것은 엘리트 수영을 죽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실제 50여명의 도내 초중고 수영선수들이 이 곳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처럼 수영장 향후 운영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도 체육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애매한 상황에 빠져 있다.

일단 도 체육회는 보일러 폭발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한 뒤 시설 보수 비용을 산출, 수영장 운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도 체육회가 산출한 수영장 개보수 비용은 약 35억원 가량. 이 같은 비용을 감수하고 수영장을 계속 운영할 지, 아니면 체육인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폐쇄를 결정할 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한 손엔 영업 손실이라는 현실적 판단을, 다른 한 손엔 체육발전이라는 이상적 판단을 해야하는 양날의 칼을 든 도 체육회가 어떤 묘안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정관기자 jk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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