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인력 감축과 남북철도 운행 중단 등 남북관계가 급랭되고 있는 가운데 대북단체가 정부 당국의 자제요청에도 불구하고 '삐라' 살포를 또다시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인물 살포를 막는 진보단체 회원들과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와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 등 대북단체 회원 6명은 2일 오전 11시10분께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 대형 막대풍선 1개에 납북자 송환과 북한의 군사독재 타도를 촉구하는 삐라 1만장을 매달아 북으로 날려 보냈다.

이들은 당초 1000달러와 삐라 10만장을 띄워 보내기로 했지만 한국진보연대 등 진보단체들의 거센 저지로 1만장을 보내는데 그쳤다.

이 과정에서 대북단체 회원들은 미리 자유의 다리를 가로막고 삐라 살포 반대 기자회견을 갖던 한국진보연대 소속 회원 30여명과 격한 몸싸움을 벌이며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삐라 살포를 강행하려는 보수단체들과 진보단체 회원들간 사이에 욕설과 고성이 오간데 이어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들과 취재진이 서로 뒤엉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진보단체의 항의가 거세지자 공포탄 1발을 허공에 발사했고 삐라를 실은 트럭 위에서 내려와 삐라 살포를 저지하던 진보연대 소속 회원들에게 발길질을 하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특히 경기북부 진보연대 소속 한현호씨는 박 대표가 휘두른 공구(스패너)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후송됐고 박 대표는 삐라 살포 직후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전경 1개 소대 등 4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지만 폭력사태를 막는데 역부족이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영 대표는 "납북된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가족들이 이제 와서 목소리를 내려하는데 이를 폭력으로 막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이날부터 24시간 내내 전단지를 제작해 매일 삐라를 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진보연대는 "지금 북으로 보낼 것은 대북 비방전단이 아니라 화해와 단합, 6.15, 10.4 선언 이행"이라며 "국민의 염원을 무시하는 이같은 위험한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반박했다.

경기북부 진보연대 황왕택 집행위원장은 "대북단체의 행위는 경제위기에서 경색된 남북관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민족경협에 반하는 것"이라며 "최대한 설득에 나서 삐라 살포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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