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19)과 이청용(20, 이상 서울)이 노련한 차범근 감독(55, 수원)의 심리전에 휘말릴 것인가? 차범근 수원삼성 감독은 지난 3일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챔피언 결정 1차전에서 FC서울과 1-1로 비긴 뒤 서울의 에이스 이청용과 기성용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차 감독은 경기 후 "기성용을 마크한 조원희가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 때문에 오늘 경기장에서 기성용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청용 역시 전반전에 반짝하긴 했지만 김대의가 문제없이 마크했다.

다음 경기에도 그대로 마크를 붙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의 두 마리 용(龍)으로 불리는 기성용과 이청용은 아직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다.

이들이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는 것도 이번이 생애 처음이다.

차 감독에게는 건곤일척의 혈투가 될 챔피언 결정 2차전(7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기성용과 이청용의 기를 꺾어 놓겠다는 속셈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기성용은 당차게 대응했다.

기성용은 "그런 이야기는 신경 쓰지 않는다.

오늘 한 게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차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해 이미 차 감독의 의도를 간파한 듯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도 뛰어난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30일 울산현대와 플레이오프 연장전을 치른 탓에 지쳐있고 컨디션도 안 좋은 상태"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기성용은 스스로 부진했다고 고백했지만, 서울 선수들이 후반전부터 전체적으로 체력 저하를 겪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활약은 나쁘지만은 않았다.

기성용은 전반 21분 코너킥 키커로 나서 아디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동료 공격수 데얀에게 결정적인 침투패스를 수차례 전달했다.

이청용도 역습 상황에서 수원 수비수를 압도하면서 위협적인 침투를 시도하는 등 녹록치 않은 플레이를 펼쳤고, 간간이 화려한 드리블도 선보였다.

기성용이 기자회견장에서 스스로 플레이가 나빴다고 털어놓은 것은 어쩌면 차 감독의 책략에 이미 어느 정도 걸려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다가오는 2차전에서 '한국 축구의 희망' 기성용과 이청용이 차 감독의 계책에 휘말리지 않았음을 증명할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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