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라는 칭호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애니카 소렌스탐. 골프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언론을 통해 애니카 소렌스탐(38, 스웨덴)이라는 이름을 적어도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1994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데뷔, 15년 동안 세계 여자프로골프를 주름잡았던 소렌스탐은 지난 1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레이트GC(파72, 6412야드)에서 막을 내린 유럽여자프로골프(LET)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를 끝으로 프로골프선수로서의 경력을 마무리했다.

지난 2006년과 2007년에도 이 대회의 우승을 기록했던 소렌스탐은 명예로운 자신의 은퇴를 위해서라도 이번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려고 했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소렌스탐은 2라운드를 마칠 때까지 선두에 나서면서 자신의 은퇴경기를 3연속 우승으로 마무리하는 듯했지만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결국 소렌스탐은 선두에 7타 뒤진 공동7위로 대회를 마쳐 아쉬움을 남기며 자신의 은퇴 경기를 마쳤다.

소렌스탐은 LPGA와 LET에서 단순히 한 명의 선수 그 이상의 존재가치를 갖고 있다.

박세리(31)가 지난 1998년 LPGA투어에 진출하면서 한국민들은 모두 소렌스탐과 캐리 웹(34, 호주) 등 쟁쟁한 LPGA투어의 강호의 이름에 익숙해졌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박세리를 포함한 수 많은 한국선수들이 LPGA투어에서 활약하면서 그 누구보다 많이 들어봤을 이름이 바로 소렌스탐이었다.

'원조여제' 소렌스탐은 1993년 LET를 거쳐 1994년 신인왕을 수상하며 LPGA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다.

데뷔 이듬해인 1995년, 소렌스탐은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3승을 수확하면서 '올해의 선수'와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를 거머쥐었다.

말 그대로 여제의 화려한 등장이었다.

이후 소렌스탐은 2007년을 제외하고 매해 최소 2승 이상을 따내면서 통산 72번의 LPGA 우승 트로피와 6번의 베어 트로피와 8번의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또, 2003년부터 3년 연속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을 포함, 무려 10번이나 메이저대회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여제'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히기도 했다.

소렌스탐이 15년 동안 LPGA투어에서 벌어들인 총 상금만 2257만3192달러(약 310억6071만원)이다.

여기에 LET에서 17번 우승을 포함해 벌어들인 298만3047유로(54억4895만원)의 상금까지 더한다면 단순한 이 수치만으로도 골프 계에서 소렌스탐의 위상이 얼마인지 쉽게 알 수 있다.

2003년에는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선수로 남았고 역사의 한 쪽도 장식하게 됐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의 도전에도 꿋꿋하게 버텨내면서 영원한 아성일 것만 같던 소렌스탐도 '新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27, 멕시코)의 등장에 주춤하고 말았다.

오초아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기량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소렌스탐의 우승은 6회에 불과하고 단골이었던 시상대에서도 오초아에 밀려난 것이다.

2007년에는 부상도 있었지만 LPGA투어 데뷔이래 처음으로 무승에 그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래저래 '여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최근이었다.

지난 5월 소렌스탐은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골프 팬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고 결국 자신의 은퇴경기를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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