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민주당의 정치노선을 둘러싸고 당내 모임이 잇따라 만들어지고 있다.

모임의 대부분은 ‘선명야당’, ‘대안야당’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친(親)지도부 성향이 아니라 지도부 비판 쪽이다.

일부 모임은 ‘야당내 야당’을 표방한다.

민주당 소속 도내 국회의원들은 이들 모임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모양새는 야당을 이끌고 있는 정세균 대표와 이를 견제하는 모임간 신경전 양상이다.

물론 도내 의원들은 정세균 대표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선명야당이라는 기치 자체가 지도부를 겨냥할 수밖에 없어 정 대표와 일부 의원들 사이엔 냉기류가 형성돼 있기도 하다.

17일 현재 민주당 의원들의 분포도를 보면, 주류 쪽에는 정세균(SK) 대표가 중심 축을 이루고 있다.

현역 의원 상당수가 주류 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비(非)SK 측도 최근 활발하게 모임을 형성했다.

당내 최대 비주류 모임으로 꼽히는 민주연대에는 도내 출신의 상당수 전현직 의원들이 가세해 있다.

최규성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고 장세환 의원이 참여했다.

정동영 전 통일 장관은 지도위원으로 활동 중이고 장영달 전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16일 창립된 ‘국민과 함께 하는 의원모임(국민모임)’에는 10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했다.

장세환 의원이 간사를 맡았고 이춘석 의원이 핵심 멤버로 활동한다.

이에 앞서 강봉균 의원은 민주시니어 모임에 참여해 있다.

이들 단체의 공통점은 지도부에 대한 비판 또는 조언이다.

상대적으로 민주연대와 국민모임은 지도부에 대해 초강경 입장이다.

지도부 노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야성(野性)을 회복하라고 촉구한다.

민주시니어 모임은 비판보다는 조언, 충고에 방점을 둔다.

이 같은 분위기는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잘 드러났다.

민주연대와 국민모임 등이 지도부의 예산 통과 과정을 강력하게 비판한 반면 강봉균 의원은 “야당이라고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감싸 안았다.

도내 정가의 관심은 이들 단체의 지향점이 ‘정세균 흔들기’로 가느냐에 있다.

지도부 비판이 계속되면 결국 지도부 교체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내 의원들의 입장에선 정 대표를 흔들어 대기가 다소 부담스럽다.

선거로 당선된 대표를, 지역 정치권에서 흔드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이들 모임에 참여하는 도내 의원들은 “정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모 의원은 “지도부 비판은, 대표보다는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인다.

정세균 대표도 민주연대의 최규성 공동대표에 대해 “나를 가장 걱정해 주는 의원”이라고 말한다.

비판보다는 조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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