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외국인 대학생에 비해 인종 편견이 더 심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7일 이화여대 심리학 방희정(심리학) 교수가 발표한 '한국대학생과 국내체류 외국대학생 간 인종에 대한 명시적 및 암묵적 태도의 차이'라는 논문을 통해 드러났다.

방 교수는 다양한 인종집단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 남녀 대학생 121명과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대학생 55명(백인 22명· 흑인 11명·동남아인 22명)을 대상으로 인종에 따른 선호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한국인· 백인·흑인·동남아인 등 각 인종의 남녀 사진 3장씩을 실험자들에게 보여주고 '기쁨', '사랑', '즐거움' 등 긍정개념과 '짜증', '미움', '무서움' 등 부정개념의 단어를 고르게 한 뒤 그 결과를 수치화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인종에 편견이 없을수록 수치는 0에 가까우며 인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수록 수치는 높다.

조사 결과 한국인을 0으로 기준했을 때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인종에 따른 선호도는 백인이 -0.25으로 나타난 반면 흑인과 동남아인은 각각 -0.51점과 -0.55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 학생들의 선호도는 백인 0.12점, 흑인 -0.07점, 동남아인 -0.15점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외국인들보다 인종 편견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 교수는 "오랫동안 단일민족국가였던 한국사회는 다양한 인종과 접촉할 기회가 적어 다양한 인종집단에 대한 태도도 매우 경직되고 미분화된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본 연구에 참여한 국내체류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인과의 많은 접촉으로 인해 호감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 증가 등으로 다양한 인종집단과 접촉할 기회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의 편견적 태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방 교수는 이 같은 현상과 관련 "인종에 대한 이 같은 편견은 같은 공간에서 다양한 인종과 더불어 살아가는 다문화 시대에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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