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감독은 15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날은 선수들이 너무 못해서 경종을 울리고자 했던 것이 내가 너무 과했던 것 같다"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그는 "원래는 잘 하는 선수들인데 그 날은 너무 못했다.
상대가 20점 넘게 점수를 올렸는데 6점 밖에 못 내고 하니까 나도 갑갑했다.
때리면 안 되는데 내가 너무 오버했다"고 말했다.
동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2008년 11월20일, A대학은 'KB국민은행 2008 농구대잔치'에 출전해 C대학과의 경기에서 전반에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후반 대역전극을 펼치며 승리했다.
이에 대해 B감독은 "성적이 안 나면 프로에 못 가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이 프로에 가야 하는 입장인데 10년 정도 농구를 한 선수들이 자기 인생이 걸린 경기에서 너무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굳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B감독은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 팀은 실력이 다소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이 선수들과 열심히 하려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모든 책임을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지난 해 1월29일에 열렸던 '2008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총 40명의 참가자 중 22명만이 프로팀의 지명을 받았다.
고작 55%의 취업률이다.
이런 가운데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했던 중앙대와 동국대는 드래프트에 참가한 4명의 선수가 모두 지명을 받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일부 학교의 선수들은 프로 진출이 좌절돼 더 이상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야 하는 신세가 됐다.
B감독은 자신이 때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수들을 프로에 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선수 폭행 동영상 파문으로 한국 아마농구의 현실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슬픈 진실이 속살을 만 천하에 드러내고 말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