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예목사도 고개를 흔들어 보인다.

“딴은 그렇기도 하겠군요.그러나 그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다만 그 어떠한 경우에도,예수님을 배반하거나,교회를 배반하거나,저희들을 배반하거나,추호도 그런 거짓만 없길 바라며,그런 일만 없도록 조심하시기를 십분 바랄 뿐입니다.”

“아이고 아이고 그러다마다 하겠습니까 정말로 정말로요.” “목사님 그럼은요.” “그럼 그럼은요.” 새댁의 시아버지로부터 시작하여 거의 동시에 남편과 시어머니 모두가 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결코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아예 그런 염려 일랑 꼭 묶어두시고,어서 고쳐만 달라는 표정들로 거듭거듭 맹세 아닌 맹세를 해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댁 시아버지가 재삼 예목사를 걱정해 준다.

“딱 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조심은 해 달라는 뜻에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간 하도 험한 꼴을 많이 봐서 말씀입니다. 한번은 제 남편을 깔아뭉개 놓고 엉덩이며 사방군데를 물어뜯어 놓는 바람에 하마터면 죽을 뻔 한 적도 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힘이 장사요,게다가 그 놈의 성질머리는 그 얼마나 포악하고 난폭한지 숫제 보통사람으로는 아예 이길 길이 없답니다. 또 그 눈빛은 얼마나 사납고 험악한지요,보고 있노라면 겁에 질려 버립니다.”

예목사는 연방 웃어 보인다.

방안은 심심산천이다.

어쩜 무덤처럼 조용하다.

“그거야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다만 칼이나 망치나 하는 연장을 들고 있을까 하는 거지요.” 일제히 문 곁에 우뚝 서 있는 새댁의 그림자의 손을 본다. 두 손으로 무슨 심심풀이 놀이를 하는 듯 조물락거리는 그림자만 보인다.

“그나저나 어떻게 해서 저희 교회에까지 찾아오시게 되었습니까? 끝으로 그 이야기만 좀 들어봅시다.”

또 다시 시아버지가 대답한다.

“그거야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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