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경제불황과 가정폭력 등으로 위탁아동이 크게 증가하는 등  ‘가정해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나 사회안전망은 제자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이를 양육할 경제력이 부족해 부모와 생이별을 하는 아동도 급증하는 등 사회 문제가 개인의 사회적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대안이 없다는 게 또 다른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해체가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려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가정 내에서 빚어진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사적 영역으로 치부하지 말고 공동체적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6일 위탁가정센터 전북지부에 따르면 부모의 사망, 이혼, 가출, 학대 등으로 가정이 없거나 친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기 어려워 다른 가정에 위탁된 아동은 지난 03년 311명에서 08년 현재 1천98명으로 무려 3.5배 이상 급증했다.

연도별로는 03년 311명, 04년 541명, 05년 865명, 06년 919명, 07년 1천35명, 08년 1천98명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위탁 아동은 일반위탁(일반가정)과 대리위탁(조부모), 친인척 위탁으로 분류되며 대리위탁(670명)이 전체 위탁아동수의 81%(08년)를 차지하고 있다.

10살 된 이모양의 경우 재작년부터 A씨의 위탁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에게 양육이 맡겨졌지만 아버지 B씨는 술과 노름에 절어 집에 들어오지 않기 일쑤여서 헐벗고 굶주려 영장실조는 물론 학업까지 지장을 초래해 사실상 부모로부터 버려져 위탁아동이 됐다.

이 양이 처음 위탁가정에 있기로 한 기간은 1년이었지만 현재는 1년 더 연장 된 상태다.

이밖에도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위탁되는 아동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위탁가정센터 관계자는 “이젠 가정 경제사가 사회 문제로 대두, 가정폭력 등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차원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풀어나가야 한다”며 “사회적 차원의 거시적 대책은 물론 지자체별로 신빈곤층에 대한 예산지원 및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년보호자협의회 관계자도 “경제위기에 따른 개인의 무력감과 불안심리가 가정파탄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우발적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정신적 취약 구성원을 보듬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가 낳은 결과”라며 “.사건이 터지고 난 뒤 수습하는 사후약방문보다 근본적인 예방적·체계적 지원이 시급, 수요자 중심의 복지 시스템 구축과 이를 인정할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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