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늘애기를 정신 병원에 가둬 두면 언제 난폭했더냐는 양, 대번 얌전, 조용, 조용, 순진, 참됨, 착함, 차분, 단정, 양순, 등등 말이며 행동이 순진 가련형으로 바뀌곤 했습니다. 그러니 누가 미쳤다고 의심하겠습니까?  마치 집에서는 난폭한 술주정뱅이 노릇을 하다가도, 병원에 입원만 시키면, 금새 술 깬 사람처럼 조용해지곤 하니 말씀입니다. 나중에 가서야 그 모든게 간교한 마귀의 퇴원사기극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집에서는 사나운 코브라요, 병원에서는 겨울을 만난 뱀처럼 미동도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또 친정댁 식구들의 성화에 못 이겨 퇴원을 시켜주면,대번  또 본색이 들어나곤 했습니다.그러기를 몇몇번, 그런식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포악해질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님을 부르고, 그래서 많은 점쟁이들을 불러다가, 그간 수도 없이 굿을 하곤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런 일을 하고 나면 더 더 심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결국엔 형님 최장로로 하여금 목사님을 소개받고,결국 목사님네 교회를 찾게 된 것이었습니다.”

좌초지종을 다 듣고 난 예목사는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윽고 새댁 방안으로 들어서기 전에 한 말씀 식구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한가지 이미 앞에서 양해를 구했던 대로, 다시금 그에 대한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제가 새댁 방에 들어가서,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무자비하게 다루며, 거칠게 다룬다 할지라도,이해며 양해를 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인즉슨 그렇습니다. 영적전쟁에서, 귀신들린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거나, 도리어 굽실거리는 행동 등은 절대금물입니다.만약 귀신들린 사람에게 이랬습니까 저랬습니까라는 식으로 존댓말을 쓰면,당장 얕잡아 봅니다.그러기에 아예 처음부터 반말로,처음부터 명령조로,처음부터 엄포조 및 강압적으로,또는 위협적으로 다루도록 되어 있습니다.바로 이것이 영계의 질서 세움입니다.그런즉 이런 점을 이해해 달라는 것입니다.”

비로소 식구들은 그간에 있었던 자초지종을 돌이켜 보며 “아아!” 하며 “이를 말씀이겠습니까”를 연발하는 것이었다. 무언가 깨달음이 있다는 감탄의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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