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예견됐던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가 현실로 나타났다.

16일 관세청이 최종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무역수지는 총 42.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8년 4월 최대 흑자기록(38.5억달러)을 11년만에 갱신한 것이다.

지난 2월 흑자 29.3억달러보다 13.6억달러 증가한 수치로만 본다면 고무적인 현상이다.

교역량(수출액+수입액)도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수출입 증가로 지난달에 이어 8.1% 증가했다.

지식경제부 등 정부는 이같은 자료를 놓고 '한국경제회복의 신호탄'으로 봐달라는 눈치다.

하지만,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도 그늘이 만만치 않다.

그 이유는 이같은 흑자폭이 어떤 기조에서 비롯된 것이냐에 있다.

수출과 수입이 똑 같이 줄었던 지난 2월과는 달리 3월은 수출 10.3%, 수입 5.6%나 각각 증가했다.

수출이 늘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수입의 증가폭이 더 적다는 말은 곧 국내기업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반증이다.

100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자 수와 휴폐업 제조업체 속출 등 그 어느 것 하나 나아진 게 없다.

수출에 따른 외화보유고가 늘었고, 이 자금이 환율에 반영되는 형태의 '일시적 반등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국제유가와 원자재가 하락 등으로 수입액이 지난 2월에 비해 12.5억달러(5.6%) 증가에 그친 대목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방카C유(740.7%↑)의 증가를 제외하고 비철금속(52.9%↓), 반도체(28.9%↓), 가스(18.6↓) 등 대부분 품목이 감소했다.

원유도 단가 하락(53%↓)으로 전년동기 대비 수입액이 60.4% 감소한데 이어 물량도 13.9%나 줄었다.

다만 조심스럽게 예측되는 상황은 한국경제가 '바닥'을 찍고 돌아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환율과 증시가 안정되고 있는 현실에서 내수경기만 받쳐줄 수 있다면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는 평가가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이래저래 '사상최대 흑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내수경기의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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