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주공 통합을 놓고 김완주 지사가 고민에 빠졌다.

마냥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자니 정부의 눈치가 보이고, 그렇다고 입장을 바꾸자니 한입으로 두말 하는 사람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보니 고민이 깊어가고 있는 것.이 같은 고민은 MB정부가 토공주공 통합을 공기업선진화 방안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도지사가 반대입장을 고집할 경우 자칫 정부정책에 딴지를 거는 지자체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지사로 낙인 찍힐 경우, 도의 주요 현안사업들이 줄줄이 발목을 잡힐 공산이 크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실제 김 지사는 정부 특히 토공주공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부처인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를 자극하게 되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두 부처가 전북을 원망하면서 현안해결에 브레이크를 걸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이를 테면 국토부 소관의 SOC사업인 군산공항 확장건설(한국교통연구원 용역중, 국제공항)이나 새만금연계교통망구축사업, 새만금~포항간 고속도로, 새만금신항 등의 사업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또 기재부 소관의 정부추경(4월, 하반기에 다시 편성할 가능성 있음)이나 내년도 국가예산 편성 시 전북관련 예산을 대폭 미 반영할 개연성이 있어 우려된다는 것.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엔 전북도는 엄청난 어려움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분위기는 두 부처에서 공히 감지되고 있다.

이들 부처는 전북도(김 지사)가 토공주공 통합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니 민주당이 통합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고 이렇다 보니 통합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은 MB가 공기업선진화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속 장관들은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김 지사에게 통합작업 지연의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잖다.

그렇다고 김지사가 통합찬성 쪽으로 입장을 바꾼다는 것도 여의치만은 않다.

도민들과 함께 통합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그가 갑자기 태도를 바꿀 경우 도민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이고 한입으로 두말하는 지사라는 쓴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늘도 통합문제를 놓고 고민 또 고민하고 있다.

/김현철기자 two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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