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고 스산한 날씨였지만 풍남문 예술제(제2회)의 막이 올랐다.

비를 맞아 가며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열정적이었지만 행사의 진행을 위해 수고하는 진행 위원들의 노고가 더욱 따스하게 느껴졌다.

요즘 정부에서도 각 지방의 특색에 맞추어 시장 살리기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재래시장은 여전히 침체되어 있는 것을 볼 때 마음만 안타까울 뿐이다.

 한 참 축제분위기에 흥이 무르익어 갈 무렵,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다니던 재래시장 모습이 슬그머니 떠오른다.

장날이면 어머니는 몇 되의 곡식을 머리에 이고, 지푸라기에 예쁘게 싸 맨 달걀 꾸러미를 조심히 들고 어쩜 나들이 삼아 다니던 곳이 시장이었다.

가지고간 곡식들을 흥정해서 사고팔고, 필요한 물건들을 교환해 오고......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팔며 거래를 하는 곳이라기보다 지역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요, 정보의 공유지요, 지역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뉴스의 광장이기도 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장역할은 무엇인가. 문명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지도 만남의 장소도 아니며,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일 뿐이다.

그러나 기업에서 늘리는 대형 마트에 밀리고 영세한 상인들이 큰 투자 없이 명맥을 잇다보니, 낙후된 시설이며 열악한 환경 탓으로 자꾸만 손님을 잃게 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시장상인들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갖추고 고객이 찾아 올 수 있도록 거기에 걸 맞는 분위기를 살리며, 상인 하나하나가 손님의 눈높이에 맞추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좀 더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요즘 사람들은 친절하지 못하고 복잡하고 불! 灼 걸 원치 않는다.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주차장 문제이며 정확한 정찰가격 제도 등 아직도 가야할 길이 조금은 먼 것이 또한 시장의 풍경이다.

 어떤 행사 때만 반짝하는 그런 시장이 아니고, 그 옛날 내가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가슴 부풀리며 찾아가던 시장! 써커스 공연이 장을 따라 이동하며 북적거리던 시장 말이다.

정말 내가 찾는 물건을 꼭 그 곳에 가야만 얻을 수 있기에, 나를 반기는 상인을 꼭 그곳에 가야만 만날 수 있기에 찾아가는 시장, 그런 시장이 된다면 지역의 홍보도 될 것이며 경제도 살아날 것이다.

또한 시장 사람들이 더욱 합심해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상도의 길을 걸으며 손님을 살갑게 대하는 최대의 친절서비스 정신, 손님이 필요하다면 집까지 배달서비스도 불사하지 않는 시장이라면 어느 고객이 외면을 하겠는가. 요즘같이 온난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계절에 말로만 싱싱하다고 외치는 시장보다 싱싱함 자체를 유지하며 좀 더 위생적인 여건을 갖추고 손님맞이를 한다면 말이다.

공연을 준비하신 모든 분들의 노력에 힘입어 더욱 더 시장문화가 발전하길 바라며, 상인과 손님 모두가 만족 할 수 있는 시장골목은 상상만 해도 여유롭고 풍성해진다.

/박행복<온글문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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