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들어서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완화되고 금융시장 상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가계 및 기업의 채무부담능력은 저하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글로벌 금융 불안 증폭 등으로 은행의 경영안정성이 저하되고 금융중개 기능이 위축되는 등 매우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 점차 개선되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서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완화되고 정책당국의 금융안정조치가 효과를 나타내면서 금융시장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기업 등 실물부문으로의 자금공급은 원활하지 못해 앞으로 신용시장 회복 속도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유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경제는 지난해 플러스 3%대 성장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며 국내경제는 세계경기 침체 및 글로벌 금융불안 지속 등으로 단기간 내에 성장으로 돌아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가계부문을 살펴보면 금융부채가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경기침체로 고용사정이 악화되고 주식 및 부동산 등 자산가격도 하락해 채무부담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했다.

가계의 금융자산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큰 폭 상승으로 돌아섰으며 가처분소득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전년보다 높아졌다.

단 금리하락으로 가계의 이자지급부담이 줄고 있어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대규모 채무불이행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했다.

기업부문 역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능력도 떨어지고 있어 채무부담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글로벌 대기업은 세계시장 수요위축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아 재무상황이 상대적으로 더 악화됐다.

국제금융시장 불안 및 세계경제 침체의 여파는 계속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수익구조가 취약하고 재무건전성이 낮은 기업의 채무감내능력이 약화돼 도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은행부문은 자금사정이 개선되고는 있으나 부실자산이 증가하고 순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등 경영안정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대손비용 급증으로 이자부문이익이 감소하고 수수료 등 비이자부문이익도 줄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신용카드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금융기관 역시 전반적으로 경영안정성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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