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홍 렬시인/수필가/남원시 총무국장

  현재 남원 요천강에 금년도 제 79회 춘향제행사를 대비, 쌍 섶 다리를 가설해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고 있어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춘향제 축제 때에도 요천강 섶다리 재현으로 전 시민과 관광객들의 산책로로 매우 인기를 독차지 한 바 있다.

 행복비는 요천강 섶다리

  옛날 60~7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가 어렸을 때 마을 앞에 개울이 꼭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배산임수(背山臨水) 즉, 마을 뒤에는 병풍처럼 산이 있고, 마을 앞에는 물이 흐르고 있어야 명당의 마을 터였기 때문이다. 약 8~10m쯤 개울을 건너기 위해서는 모두가 신발을 벗고, 개울을 건널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네에서는 부역으로 공동 작업의 날을 잡아 집집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한 명씩 동원, 외나무다리를 하루 종일 만들게 된다. 마을에서 힘센 청, 장정들이 곧게 자란 버드나무 또는 아카시아나무 두 그루를 베어 와서 Y자 모양의 다리(교각)를 먼저 물속 깊이 집어넣고 그 위에 긴 다리판을 만들며, 얼기설기 소나무가지 또는 아카시아나무 가지로 섶을 만들어 마감을 한다. 마을의 노약자들은 그 위에 뗏장을 거꾸로 놓고, 흙을 채우면 외나무다리가 완성된다. 그래서 외나무다리는 마을마다의 애환이 서려있는 섶 다리이다.

 아울러 외나무다리 위로는 사람만이 통행케 되고, 소나 말은 냇가로 건널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잘 활용하다가 여름철 장마로 인하여 외나무다리가 떠내려가 버리게 되면, 또 다시 냇가를 손수 건널 수밖에 없었던 아련한 추억으로 동심의 세계가 늘 떠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제 78회 남원 춘향제 행사기간동안 십수정(十樹亭) 앞 요천강(蓼川江)에 쌍 섶 다리를 재현, “건너가는 다리”와 “돌아오는 다리”의 쌍 다리를 만들어 좋은 호응을 이미 경험 한바 있다. 참으로 다행히 아닐 수 없었다. 늘 어릴 적 외나무다리가 연상이 돼서 기다리던 차에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금번 춘향제전위원회에서 또 쌍 섶 다리 재현과 더불어 체험행사를 마련했으니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평소 안전상의 문제만 보완된다면 외나무다리 보존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요즘 신혼부부들이 웨딩포토를 촬영할 때 요천강의 섶 다리에서 행복을 기원할 수 있는 기회의 제공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외나무다리를 건너게 되면 백년해로 하고 또한 서로의 행복을 추구하는 요천강을 손을 잡고 건너가고, 또 행복을 다시 안고 돌아온 다리의 표상으로 삼았으면 한다. 모든 커플들이 손을 잡거나, 보듬고 혹은 엎고 건너가고 또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 기회제공과 더불어 남원의 어사주인 생 막걸리 한잔과 곁들인 오징어 파전 정도면 부담 없이 금상첨화의 한 추억의 장면이 연출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화둥둥 내 사랑” 서로 껴안고 키스타임 등 쌍쌍의 커플들이 웨딩포토의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의 공간으로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젊은 커플 사랑의 명소로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에 소금 뱃놀이와 섶 다리를 요천강에 재현,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지난 해 약 6만 명 정도의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었던 연유는 동심의 세계에서 추억의 거리가 되었음은 정말 다행이다. 지난 유년시절의 앞 냇가의 외나무다리 추억이 다시금 새록새록 되살아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 모두 과거의 회상 즉, 추억 속에서 살아가면서 건전한 오늘(현재)이(가) 있고, 다가오는 우리의 밝은 미래가 존재치 아니할까. 올 해 축제에도 반드시 소원을 기원하는 섶 다리의 난간에 소원등(所願燈)을 밝혀 우리 모두의 바람이 꼭 성취되길 기대 해 본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