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배 수필가
문득 사람의 아름다움을 생각해 본다. 외양의 아름다움, 마음의 아름다움, 재능의 아름다움 등 조물주가 사람들에게 고루 아름다움을 분배해 준 것 같다.

아름다움 앞에 설 때 누구나 저절로 미소 짓고 아름다운 마음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 아름다운 율동을 볼 때, 아름다운 작품 앞에 설 때 또는 아름다운 마음씨에 접할 때나 아름다운 미녀를 바라볼 때 혹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누군들 아름다움을 느끼고 또는 아름다워지지 않을 수 있으랴.

 연륜 속에서 자연을 확인

자연의 5월은 사계절 중에서도 여왕의 품위와 미를 갖춘 으뜸가는 계절이라고 하겠다. 산야에 초록이 싱그럽고 뜰에는 라일락의 향기로운 5월, 맑은 하늘은 가이없고 태양은 부드럽게 만상을 어루만져 주는 5월, 우리 모두 이 아름다운 계절 5월을 사는 기쁨에 제각기 축배를 들자!

사람은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감을 연륜과 함께 확인한다. 어제까지 생명을 지닌 사람이던 그가 내일은 산야에 묻혀 그 자연의 한 줌 흙으로 보태지고 거기서 또다시 나무를 자라게 하고 꽃을 피우는 자연과의 합일을 본다.

사람의 아름다움 중에서도 필자는 ‘사랑’을 제일로 꼽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빛을 보라. 어린것을 들여다보는 어버이의 그 자애로운 미소를 보라. 신 앞에 합장하고 엎드린 노인들의 티없는 기도 소리를 들으라. 하늘로 날을 듯한 어린이들의 드높은 꿈을 들으라. 그리고 자연 속을 거니는 예술가들의 맑은 예지를 보라.

한 예술가가 창조해 낸 ‘모나리자의 미소’는 수백 년이 흘러도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똑같이 사랑과 평화와 아름다움을 안겨 준다. 그 사랑의 눈동자, 미소 짓는 입술은 아무 말이 없어도 사람 사람의 가슴 속에 사랑을 심어 준다.

이렇게 사람의 아름다움은 ‘사랑’으로써 승화 된다. 5월의 태양은 누구나의 가슴에 사랑을 움트게 한다. 그 부드러운 눈길을 패배자에게도, 슬픈 사람에게도, 아픈 사람에게도, 악의에 찬 사람에게 까지 모두 다 따뜻한 사랑을 이야기 해 준다.

이 봄에 어느 친구 집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가난한 그 집 부인은 술을 즐기는 남편을 위해 값비싼 양주 대신 온갖 과주(果酒)를 손수 담가 놓고 있었다. 포도주, 딸기주는 물론 건강에 좋다는 산머루, 산딸기, 살구 등 산과일과 향기로운 아카시아, 진달래 등 온갖 화주(花酒)에 이르기까지 똑 같은 크기의 유리병에 담아 찬장 위에 나란히 늘어 놓은 것을 보고 사랑의 정성과 아름다움에 감격한 바 있었다.

사랑은 주는 것 - 자기의 모든 것을 주는 데서 기쁨을 대가로 받는 사랑의 원리는 모든 인간의 본질은 사랑이라는 것. 그래서 사람은 아름다움의 원천 임을 자부하게 한다.

뺏는 것을 승리로 아는 현대의 모럴은 우리들의 세계를 혼돈으로 몰아 넣고 있으며 인간의 본질을 흩뜨려 놓고 있다.

 신뢰-애정-사랑나무 심자

그래서 오늘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문제, 노인문제 등은 사람의 본질은 원래 ‘선함과 사랑’으로 차 있다는 원줄기를 찾아갈 때 해결도 용이해 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간은 아름다운 창조물 모두가 사랑의 보고(寶庫)들이라는 확신만이 인간에 대한 불신도, 실망도, 원한도 사라지게 하고 상호신뢰와 애정이 우리들 가슴 속에서 되살아 나리라 생각한다.

5월은 참으로 좋은 달. 우리 모두 가슴 밑바닥 찌꺼기처럼 괸 불신과 증오의 뿌리를 뽑아 버리고 내 뜨락에 나무를 심듯 우리들 마음 속에 인간 신뢰와 애정의 나무를 심자. 그 열매가 우리들 메마른 인정의 갈증을 축여 줄 사랑의 나무를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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