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홈런의 대기록은 '양신(梁神)' 양준혁의 손에서 다시 쓰였다.

프로 생활 17년째에 접어든 양준혁(40. 삼성)은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6회말 홈런을 뽑아냈다.

이 홈런을 통해 개인통산 341번째 손맛을 본 양준혁은 '연습생 신화' 장종훈(340개)을 1개 차이로 제치고 통산 홈런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 경기마다 역사를 써내려가는 양준혁이지만 이번 기록 달성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장타를 많이 생산해내기는 했지만 홈런 타자는 아니었던 양준혁이 거포로 이름을 떨친 선수들을 뒤로 하고 일궈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뛰어든 양준혁은 첫 시즌부터 유감없이 진가를 발휘했다.

1993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양준혁은 그해 타율(0.341)과 장타율(0.598), 출루율(0.436)에서 1위에 올랐다.

안타 130개와 홈런 23개를 기록한 그는 이종범(KIA)과 구대성(한화) 등 쟁쟁한 입단 동기들을 제치고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아마추어의 명성 그대로 화려한 데뷔였다.

이후 양준혁은 성실성을 인정받으며 삼성에 꼭 필요한 타자로 성장했다.

당시 대스타인 이종범, 이승엽에 가려 실력만큼 빛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꾸준한 기량으로 팀 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16년 연속 규정타석과 14번의 올스타전 출장, 8번의 골든글러브 수상과 2차례의 사이클링히트 달성, 9년 연속 3할(1993-2001년). 이 외에도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운 기록들은 양준혁의 꾸준함을 대번에 알게 해준다.

한 때 이종범과 함께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소리를 듣던 양준혁은 해태 타이거스와 LG를 거쳐 삼성으로 복귀한 2002년 처음으로 3할 아래(0.276)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스프링캠프에 임한 양준혁은 이듬해 타율 0.329 홈런 33개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 후 7년이 지난 2009년, 파워와 순발력은 예전 같지는 않지만 피나는 연습과 노력으로 한참 어린 후배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타석 박스에 등장할 때마다 대구 팬들의 큰 환호를 받고 있는 양준혁. 그의 즐거운 야구 역사 다시 쓰기가 오랜 기간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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