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먹던 김장도 바닥나고, 이제 새로 김치를 담궈야 하는데 배추 값이 워낙에 비싸다 보니 엄두가 나질 않네요. 더구나 안 먹고 살 수 있는 음식도 아니고, 비싸더라도 사야 되는 그런 입장이니까 시장에 나오기가 부담스러워요.”

최근 치솟는 배추 값 때문에 일반 가정은 물론 음식점까지 비상이 걸렸다. 

14일 하나로클럽 전주점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가 3천250원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이 맘 때에 1천500원과 비교해 무려 2배나 높은 가격이다.

또한 지난해 3kg당 평균 2천700원씩 3천원대를 넘지 않았던 양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하다가 햇 양파가 나오면서 떨어진 가격이 현재는 4천290원이다.

이렇게 배추 값이 폭등한 것은 봄 배추가 나오기도 전에 지난 겨울 저장 물량이 일찍 바닥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배추작황이 안 좋았던 데다 음식점의 원산지 표시제로 국산 배추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고구마(1㎏)는 저장물량 감소로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전주대비 500원(14.3%) 오른 4000원에 거래됐으며 무(개)는 제주도에서 내륙 지방으로 산지가 이동되면서 전체적인 물량이 감소, 전주보다 400원(55%) 오른 1천380원에 팔렸다.고추(100g)는 558원으로 전주보다 110원이 올랐으며 감자(1㎏)는 햇감자 출하량과 수요에 큰 변동이 없어 지난주와 같은 398원을 기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치솟는 배추 값 때문에 음식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앙시장에서 콩나물국밥집을 운영하는 업주 최모씨(45)는 “배추 값이 오르면서 김치를 준비할 수 없어 깻잎김치와 단무지를 대신 내놓고 있다”며 “매식처럼 드나드는 손님들의 경우에만 다른 테이블 눈치를 봐가며 살짝 가져다 줄 정도다”고 말했다.

서민 물가 대표 지표를 알 수 있다는 중국음식점들도 자장면 값 수지가 맞지 않아 하소연하고 있다.

올해 봄철, 밀가루 파동 때도 자장면 가격을 올리지 않은 전주시 중화산동 한 반점은 “양파와 배추 값 말고도 당근, 감자, 밀가루 등 모든 음식재료가 올라 자장면 가격을 올려야 할지 신중히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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