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를 넘긴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대안, 자유, 독립, 소통'이라는 영화제 슬로건 아래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았던 10년. 그 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정체성과 대중성이라는 동전 양면의 딜레마를 과연 해소했을까. 10년 뒤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올 전주국제영화제가 마니아와 일반인 모두를 만족시켰다는 점에서 정체성 논란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조지훈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20일 한옥마을 내 공간 봄 세미나실에서 열린 일흔여섯 번째 마당 수요포럼 ‘JIFF, 새로운 10년을 위해’.영화평론가 신귀백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조지훈씨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체성 논란을 끝내고 '프로젝트 마켓' 발전 방안 모색 등 영화제 내용을 알차게 꾸미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영화제 유료관객 인원이 지난해 보다 5천여 명 이상 늘었다.

좌석수가 가장 많았던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상영된 작품들이 비록 다른 작품들에 비해 대중성을 띤 영화 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유료관객의 증가는 고무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영화 특별전과 스리랑카 영화 특별전 등을 영화제의 성격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영화제가 앞으로 지역의 문화, 산업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성기석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 국제, 영화, 축제'라는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전주 영상산업의 지향점에 대한 입장이 먼저 정리돼야 좀 더 구체적인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제하면서 "'전주 느리게 걷기' 책자 발간 등을 통한 장소 마케팅과 지역 영상관련단체-업체들과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한 '프로젝트 마켓'을 강화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도내 영화단체인 전북독립영화협회와 영화비평모임등의 참여를 높이는 방안모색이 필요(조시돈 전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이병로 전북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하고 영화계가 아닌 다른 문화계 인사와 단체를 적극적인 우군으로 받아들여 영화제 외연을 확대시키자(정진욱 전주영상위원회 국장)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밖에 영화관 객석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ID카드 유료화와 현장 판매티켓 수량 확대 여부, 정시 상영의 득실, 자원 활동가 자율성 논란 등등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거론됐다.

'10년 후 전주국제영화제의 위상'에 대해 김건 건 시네마 대표는 "20회 전주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국제영화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갖고 있는 '축제, 마켓, 상'이라는 3요소를 담을 수 있는 통합기구의 필요성도 검토해볼 시점에 왔다고 주장했다.

김건 대표는 또 아시아 최고를 위해서는 먼저 이런 내부적 정비를 거쳐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영화제의 도전을 어떻게 물리칠지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독립영화'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전주국제영화제의 '차별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부산국제영화제 탈락 작품을 안고 가는 등의 대응책을 제시했다.

성기석 사무국장도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공 열쇠는 기획과 마케팅으로 요약 할 수 있다."며 다음달 25일 열릴 예정인 전주국제영화제 평가 공청회에서 보다 구체적인 방향 제시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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