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흠수필가
지난 22일 전주코아호텔 무궁화홀에서 뜻 깊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수필가 고재흠씨가 등단 이후 첫 수필집을 낸 것이다.

김학씨(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는 고재흠씨에 대해 "10년 법칙을 잘 아는 분이다.

그가 10년 만에 처녀수필집을 상재한다는 것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제라도 자신의 문학적 성과를 정리한다는 것은 퍽 의미 있는 일이요. 다행스러운 결과다"며 높이 평가했다.

또 김학씨가 평가한 고재흠씨의 수필세계를 들여다 보자.   봄의 발자국소리가 들린다.

봄이 오는 소리!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천지가 나지막한 소리로 가득하다.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만물이 소곤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작고 보드랍고 소중한 생명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소리다.

겨울을 견딘 연둣빛 새순이 고개를 내미는 소리, 꽃봉오리가 부풀어 오르는 소리, 봄비로 연해진 땅을 헤집고 벌레들이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소리, 어미 새가 부지런히 둥지를 다듬는 소리……. 온통 향기롭고 아름다운 소리로 가득하다.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아기 병아리 솜털처럼 보드라운 햇살의 어디에 이토록 놀라운 힘이 숨어 있었을까? -'봄의 소리 봄의 몸짓' 서두-   김학씨는 "'봄의 소리 봄의 몸짓'이란 제목부터 매혹적이다.

독자의 흥미와 기대 그리고 호기심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제목이다.

서두 역시 흠 잡을 데 없을 정도로 서정적이며 육감적인 문장이다.

고희를 넘긴 할아버지 수필가가 어떻게 이런 발상과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인간의 오감을 총 동원한 문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청소년들의 연애편지에서나 읽어 볼 수 있는 나긋나긋하고 아름다운 문장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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