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주시장

국내 IT 산업의 대표적 인물인 삼성SDS산업 김홍기 대표는 그의 저서 ‘디지털 인재의 조건’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재상의 조건도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예전에는 해당분야의 전문지식을 지닌 'I'자형 인재가, 그 다음에는 인접 분야에까지 박식한 ‘T’자형 인재가 인정을 받았다면 이제는 전문분야와 인접분야의 지식, 그리고 다양한 경험과 따뜻한 심성을 가진 ‘十’자형 인재가 각광을 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미래는 '十'자형 인재 각광

즉, 세로의 ‘I'는 전문가로서의 깊이, 가로의 ‘ㅡ'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뜻하는데, 미래의 인재는 이 둘이 조화를 이루고 사회본질에 대한 깊이를 성찰할 줄 아는 문화적 소양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각각의 특성을 지닌 사람을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휴머니스트(Humanist)'라 부르고 이를 골고루 갖춘 사람이야말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인재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이들이 공직사회를 일컬어 “변화에 가장 늦게 적응하는 조직”이라고 한다. 이는 공무원 특유의 관료주의와 상명하복식 의사전달체계로 인한 조직의 경직성이 외부 집단에 비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공직자들이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거나 또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이기적 생각을 하다 보니 변화에 더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 발짝만 밖으로 나가 보면 상황은 전혀 딴판이다. 하루에도 수만 건의 정보가 쏟아지고, 수백 개의 기업이 뜨고 진다. 외부 인력들은 최첨단, 초일류를 지향하고 현실에서는 이미 그러한 상대와 늘 경쟁하고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점점 사라지니 전문분야뿐 아니라 다방면의 지식을 공부하고, 창조성과 감성을 높이고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해 인성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이제 공직자도 변해야 한다. 아니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지방 공직자의 경우, 예산 및 인프라 확보나 기업 유치 등을 두고 벌어지는 타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여느 사(私)기업보다도 더 많은 노력과 땀을 쏟아야만 한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한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되어야 하고, 분야와 관련된 각종 법률 및 조례를 틈틈이 공부하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직자는 ‘휴머니스트(Humanist)'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올해 초, 전주시에서는 ‘전주시 공무원이 반드시 알아야 할 시정 수행의 기본 자세’를 작성하고 이를 우리시 1,800여명의 공직자들에게 배포한 바 있다. 모든 직원들이 이 수칙을 책상 위 눈에 잘 띄는 곳에 부착하여 시간 날 때마다 숙지하도록 하였는데, 이 수칙 중 가장 첫 번째로 기재되어 있는 문장이 바로 ‘우리의 존재 이유는 시민의 문제를 풀기 위함이다’라는 말이다.

그렇다. 전주시 공직자가 무엇보다도 ‘휴머니스트’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공직자와 시민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시민이 웃어야 공직자가 힘이 나고, 시민이 살아야 지역이 일어난다.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처해있는 현실상황을 냉철히 판단하고 이를 제대로 풀어 나가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이 모든 것은 시민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공직자도 변해야 산다

또한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라’는 ‘수처작주(隨處作主)’의 자세로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시민의 일을 나의 일처럼 처리하는 ‘휴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그간 관행이나 규정에 얽매였던 구습(舊習)을 타파하고 시민의 종으로서, 지역살림과 나라의 주인으로서 번영을 주도해 나갈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전주시의 모든 시정현안과 사업은 귀결점은 결국 시민의 행복이다. 64만 전주시민 모두가 다 함께 잘 사는 행복도시를 만드는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생각으로, 전주시 공직자라면 누구나 ‘전주시 공무원의 기본자세’를 늘 곁에 두고 일독하며 가슴에 담고 이를 시민의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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