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경계구역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김제시민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3일 새만금 공동발전 시민위원회 발대식을 계기로 시민들의 목소리가 한층 무르익은 가운데 각계각층의 서명운동 행렬도 줄을 잇고 있다. 김제시는 반대여론으로 제기됐던 지역소이기주의 등 몇가지 논점에 대해 언론과의 토론회, 인터뷰를 통해 김제시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정적인 여론을 환기시켜 나가고 있다. 잘못된 세가지 논점의 진실을 명확히 알아본다.<편집자주>
 
새만금 해양경계선의 합리적인 재설정을 촉구하는 전북도민들의 서명운동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4월 3일 새만금 공동발전 범시민위원회를 기점으로 시작된 서명운동 행렬은 모악산 벚꽃잔치, 석가탄신일 법요식장 등지에서 총 47만여명이 서명에 동참하는 등 해양경계선의 불합리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서명에 참여한 대다수의 시민과 관광객은 새만금 공동발전 범시민위원과 직원들의 새만금 지구의 합리적 경계설정을 위한 취지와 당위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김제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흔쾌히 서명운동에 응했다.

또한 일부 시민과 관광객들은 새만금 지구 내부개발 사업과 행정경계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고 부안에서 왔다는 어느 주민은 “부안도 김제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부안군의 다소 소극적인 입장에 대해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명운동을 진행한 여홍구 새만금 공동발전 범시민위원회 위원장은 “시민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간 언론에서 보도된 ‘소 지역주의’나 ‘자칫 새만금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하는 우려의 시각에 대한 인식을 불식시켰고 새만금 지구 행정경계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부안지역의 경우 지난 4월 22일 부안읍과 동진면에서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부안군민들의 여론이 점차 거세지고 있어 향후 경계구역 재설정에 대해 부안군의 참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중앙 관계부처에 호소문과 취합된 서명 명부를 국무총리실과 행정안전부, 한국농어촌공사, 국토지리정보원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하필이면 이 시점에?
 
김제시가 새만금 경계구역 재설정 문제를 본격 거론하고 나서자 제일 먼저 나타나는 부정적 반응 중의 하나가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왜 하필이면 새만금 사업의 본격적인 출발시점에 해양경계구역 문제를 거론하느냐”였다.

하지만 김제시는 이미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2008년 용역조사를 마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새만금 해상경계구역 재설정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타진하고 준비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점을 미뤘던 이유는 당시 새만금 내부토지이용 구상조차도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데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고심해 미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오는 12월 말경 완공 예정인 가운데 행정구역도 확정될 전망이어서 사실상 시기적으로 다급한 실정이다.

▲지역 소이기주의가 아닌 최소한의 기본권 요구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면 김제시의 경우 단 1km의 해안선도 남지 않게 돼 바다로 나가는 관문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이럴 경우 김제시는 해양산업 기반이 붕괴되고 도시성장에 큰 발판을 잃어버리는 위기에 봉착한다. 따라서 방조제 전체 33km중 11km 정도만이라도 김제시 구역으로 설정해 달라는 것으로써 지자체의 최소한의 기본권을 요구하는 것뿐이다.

이를 두고 저급한 밥그릇 싸움쯤으로 치부하며 지역 소이기주의로 몰고 가는 것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김제시의 이러한 목소리에 대해 “지역간 분쟁만 유발한다”며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게임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군산시의 입장은 그야말로 상생의 원칙을 모르고 혼자만 잘살겠다는 이기주의적 논리에 불과하다.

특히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현 새만금 사업이 1개 지자체의 일방적인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되며 새만금 방조제 공사 후 새만금 내측은 담수호가 되어 현 해양경계선은 의미가 없어진다. 따라서 통상적인 행정구역 설정의 기준이 되는 하천 최심선으로 재설정해야 마땅하다.
 

▲기존 분쟁지역과 어떻게 다른가?
 
군산시에서 기존 분쟁지역 사례를 새만금에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상황 자체가 다르며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평택과 당진, 광양과 순천, 진해와 부산 등은 바다의 일부를 매립하거나 섬을 만드는 매립지에 불과하지만 새만금 지구는 총 1억2천여 평의 거대한 땅을 새로 만드는 일이다. 때문에 방조제 물막이 공사 완료로 더 이상 바다가 아닌 육지 담수호가 있을 뿐이어서 해양경계선의 의미는 사라진다. /김제=김종빈기자 k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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