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를 파괴한 파격적인 인사로 인해 검찰 수뇌부 상당수가 '용퇴'한 상황에서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 마저 총장 후보직에서 사퇴, 검찰 조직이 곳곳에서 대행체제가 운용되고 있다.

15일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현재 검찰은 문성우 대검 차장과 이인규 중수부장이 14일 사퇴함에 따라 검찰총장과 대검 차장, 중수부장이 모두 공석이다.

앞서 퇴임한 권재진 서울고검장 등의 공석까지 포함하면 고검장급 검찰 고위직은 총 8자리, 검사장급 고위직은 3자리가 비어있는 상태이다.

이에 검찰은 규정에 따라 한명관 대검 기획조정부장에게 총장 대행을 맡겼으며, 나머지 각 고검은 고검 차장검사가 고검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여기에 천 지검장이 만약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떠날 경우 검찰의 핵심 요직이 대부분 대행체제로 운영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15일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천 지검장은 전날 총장 후보자 직에서 사퇴했을 뿐 지검장 직에 대한 사퇴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천 지검장은 이날 청사로 출근하지 않은 채 자택에 머무르고 있어 한시적으로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가 지검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만약 천 지검장이 지검장 자리까지 사퇴할 경우 중앙지검은 정 차장의 대행체제로 자연스럽게 전환되지만, 현재 천 지검장이 용단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천 지검장이 공식적으로 지검장 자리를 물러난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검찰총장 자리가 검찰 내 최고직 임을 감안하면 곧 자연스럽게 사퇴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정 차장도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지검장 대행체제로 전환하라는 지시는 받지 못했다"며 "천 지검장 결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행체제 여부는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례없는 지휘부 공백상태에 빠진 검찰은 이날 예정에 없던 확대간부회의를 개최, "성숙하고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등 위기의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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