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하기전 지저분한 골목. 단장후 깔끔해진 모습.

전주시 낡은 주택가의 골목길이 우중충한 회색을 벗고 마을 이야기가 담긴 정경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전주 구도심의 골목은 아기자기한 맛 때문에 영화 촬영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으며, 어린 시절 추억을 더듬으면서 전주의 골목길을 찾는 여행자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시가 희망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건축물 옥상 정비 및 벽화 사업’이 두달째를 맞으면서 나타난 효과다.

낡은 주택가의 옥상을 정비하고 담장이나 외벽에 마을에 전해오는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새로운 명소로 자리를 틀고 있다.

골목길이 되살아나는 마을은 10여곳. 지난 6월초 완산구 교동 생태박물관 인근 승암마을 10가구를 시작으로 송천2동 매화주택단지, 송천1동, 동산동 월곡·방초·신월곡 팔복동, 동서학동 등 총 307가구의 담장과 외벽이 도색을 했다.

오는 11월말까지 전주시 일원 1천가구의 단독 주택 담장이나 외벽 도색 및 벽화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주시가 이번 사업에 투입한 희망근로 사업자금은 6억6천600만원. 건축물 옥상정비 사업 3억400만원, 담장을 예술작품으로 꾸미는 건축물 벽화사업에 3억6천200만원 등으로 현재 희망근로자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전문적인 분야라 희망근로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으나 미술학이나 산업디자인 전공 인력을 배치하여 벽화를 담당하도록 하고, 희망근로자들이 바탕을 도색하는 형식으로 진행해 성과를 올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벽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쳤으나 주민대표와 지역 도의원, 시의원, 동사무소 및 시 담당부서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머리를 맞대어 민원을 적극 해결했다.

건축물 벽화 사업에 대한 반응이 좋아 최근에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신청 가구가 늘어나고 있어 당초 예산이 부족할 정도.송기항 건설교통국장은 “당초 낡은 주택가의 어두운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했으나 골목 분위기가 바뀌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골목길 정취에다 마을 이야기가 되살아나면서 주민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강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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