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수출업계들이 원·달러 환율이 1천200원 붕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올 3월 초 1천60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이 불과 5개월 만에 1천200원대까지 떨어지자, 높은 환율로 수익성 개선효과를 누려왔던 중소기업들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외국으로 1달러짜리 물건을 팔아 국내에서 원화로 바꿀 경우, 얻는 이익이 불과 몇 달 사이에 300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9일 도내 산업계에 따르면 전자, 자동차, 섬유, 부품 등 수출 주력기업마다 하반기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경영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환율 효과’로 위기를 극복해온 기업들은 환율이 예상보가 빠른 하락세를 보이자 수출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환율 하락은 금융위기 여파가 진정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하락 속도가 가파를 경우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져 환율이 하반기 경기회복의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 7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5원 오른 1225.0원에 마감돼 소폭 반등했지만, 1천200원대가 무너지는 건 시간문재라는 생각에 중소기업 기대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미 1천250원대가 적정 환율로 여겨지는 수출 중소기업들의 채산성은 이미 상당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 이에 따라 전북지역의 몇 안되는 수출 중소기업들은 갑작스런 환율 하락에 따른 출혈수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실제로 팔복동에서 기계부품을 수출하는 A사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세계적인 수요 부족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어느 정도 영업수익을 냈으나 최근 들어 비수기에다 환율마저 떨어져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수출 채산성이 떨어지지만 수입을 해오는 공구강과 화학약품 등 원재료 가격이 떨어져 상쇄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기업들로서는 1천200원대에서 안정되는 것이 계획 경영을 하는 데 좋다는 것.   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 관계자는 “환율 하락 압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어 수출 의존도가 심한 기업인수록 환율 급락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출 관련 기관들의 대응 수준은 아직도 미약한 상황이며, 특히 환변동보험 등 환리스크 관련 대책이 겉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 수출 중소기업 대표는“환변동보험을 가입했지만 투기적 요소가 많은 데다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해 최근 해지 했다”면서 현장 상황과 환리스크 관리 대책과의 괴리감을 지적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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